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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있어요”… 몇달 동안 바다 떠돌고 있는 로힝야 ‘보트피플’

국제뉴스/아시아

by 정소군 2015. 5. 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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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천명의 사람들이 몇 달 동안 보트 위에서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는데 아무도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없다. 음식과 물은 떨어져 가고, 해안가에는 서서히 시신들이 떠내려 오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모두 2000여명의 로힝야족 ‘보트 피플’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6000 여명의 로힝야족들이 좁고 위험한 나무 보트에 몸을 실은 채 바다를 떠다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로힝야족은 주로 미얀마에 거주하는 무슬림 소수민족이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들은 상시적인 차별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280 여명의 로힝야족들이 죽임을 당했고, 14만 여명이 강제로 집을 뺏겼다. 이들은 일자리와 새 삶을 찾기 위해 무슬림 국가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혹은 태국으로 가고자 목숨을 걸고 보트 위에 몸을 싣고 있다. 

2013년 로힝야 보트피플 모습 /온이슬람 캡쳐


그러나 문제는 어느 나라도 이들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보트피플을 받아들였다가 가난한 로힝야 난민들이 봇물 터지듯 밀려오게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이번에 구조된 선박들이 태국에 상륙하지 못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까지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P통신은 현재 바다 위에 떠 다니는 6000여명의 보트피플들은 두달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보트 위에서 적은 음식과 물만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베트남전 당시 발생한 보트피플 이후 최대 규모다. 유엔과 미국 등 일부 국가 정부들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이들을 구조하기 위한 수색선을 파견하는 등의 긴급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츤은 “이 사람들은 매우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면서 “이들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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