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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여성차별, '셀룰로이드 천장'

국제뉴스/남북 아메리카

by 정소군 2015. 5. 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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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유리천장’이 있다면, 할리우드에는 ‘셀룰로이드 천장’이 있다. 할리우드는 관객들에게 꿈과 환상의 세계를 선사하는 곳이지만, 카메라 뒤에서는 여성 감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총연맹(ACLU)이 할리우드에 만연한 심각한 여성차별을 해결해 달라며 연방 정부에 개입을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CLU는 헐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제작사들이 감독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조사를 실시해, 여성 차별 사례가 적발될 경우 법적 조취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영화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가 제87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여성 평등을 주장하는 수상소감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공공연구조사를 수행하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을 많이 낸 상위 250개 영화 중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은 고작 7%에 불과했다. 이는 1998년 조사 때보다 오히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ACLU는 또 거대 스튜디오 제작사들의 노골적인 여성 차별로 지난해 TV 프로그램 제작자의 여성 비율도 17%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인종차별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TV프로그램 감독의 69%가 백인에게 편중돼 있다. 

지난 2월 열린 오스카 영화제에서 흑인의 인권사를 다룬 영화 ‘셀마’의 여성감독 아바 두버네이가 감독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하자 성차별과 인종차별 때문이라는 비난이 인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여우 조연상을 받은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가 수상 소감으로 여성의 평등권을 위해 싸우자고 주장하자 메릴 스트립을 비롯한 여성 배우들은 일제히 발을 구르고 환호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ACLU는 “영화학교를 졸업한 훌륭한 여성 감독들이 많은 영화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메이저 영화사에 고용된 여성 감독을 찾아보기 힘든 현상은 재능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부 인권운동가들은 코칭 스탭을 고용할 때 반드시 흑인 등 소수자들을 면접 후보로 올리도록 한 미식축구리그(NFL)의 ‘루니룰’ 같은 제도를 할리우드 영화산업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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