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팽목항’ 소마... 시위대에 최루탄
터키 정부가 탄광 폭발사고가 일어난 마니사주 소마에 모인 1만여명의 반정부 시위대에 물대포와 최루탄, 플라스틱 총을 쏘며 강제진압을 시도했다. 소마 탄광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최대 302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터키 전역에서 검은 리본 달기 캠페인이 벌어지는 등 추모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탄광 현장을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 일행이 정부에 항의하는 유족들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반정부 여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성난 시민들, '검은 리본' 물결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폭발사고가 일어난 탄광이 위치한 소마 지역에 1만여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모이자 정부가 최루탄과 플라스틱 총, 물대포를 쏘며 진압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는 앞서 이스탄불과 앙카라에서 벌어진 탄광사고 규탄 시위 역시 최루탄으로 강제 진압한 바 있다.
hurriyetdailynews.com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탄광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302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백명의 광부가 숨지는 참사가 빚어진 후 터키 전역에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 물결이 일고 있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상점과 아파트, 옥외 광고판 등 곳곳에 마니사주 소마군 탄광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달렸고, 수도 앙카라에서도 마을버스가 검은 리본을 차 밖에 붙이고 ‘소마에 위로를 보냅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달았다.
"에르도안 총리가 주민 폭행" 소문도
그러나 에르도안 총리의 부적절한 언행이 알려지면서 악화된 민심이 더욱 폭발하고 있다. 터키 현지 좌파 계열 신문인 에브런셀은 사고 이틀째 에르도안 총리가 사고 발생지인 소마탄광 지역을 방문했다가 성난 시위대를 피해 슈퍼마켓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한 소녀를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공개한 영상에는 분명하게 알아볼 순 없으나 에르도안 총리가 누군가에게 팔을 휘두르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hurriyetdailynews.com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동영상에 나타난 상황을 정확히 알아볼 수는 없지만 에르도안 총리가 극도로 적대적인 군중과 맞닥뜨렸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후 총리 일행과 시위대의 충돌 과정에서 총리 보좌관인 유수프 예르켈이 경찰에 제압당한 시위 참가 남성을 걷어차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정부에 대한 반감은 더욱 고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