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무사히 보내주세요” 일·요르단 피말리는 호소
“고토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디 무사히 돌려 보내주세요. 어미의 유일한 바람입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인질로 붙잡힌 고토 겐지의 모친은 29일 언론을 통해 애타는 메시지를 전했다. 비슷한 시각, 요르단 수도 암만의 왕궁 앞에서는 IS에 포로로 잡힌 요르단 조종사 무아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아내와 부모가 눈물로 국왕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부디 IS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내 아들을 돌려달라”고 울부짖었다.
IS, 요르단 조종사 교환 거부
1분1초가 피 말리는 고통의 시간이다. IS가 이날 새로운 메시지를 공개해 최후 협상 시한을 연장했지만, 생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29일 오전 IS의 새로운 메시지가 유튜브에 공개됐다. 고토의 목소리로 녹음된 이 메시지는 “일몰 때까지 시리아·터키 국경에서 이라크인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와 나(고토 겐지)를 교환할 준비가 되지 않는다면 알카사스베 중위는 즉시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시간과 장소를 지정했다.
이 메시지가 진짜 IS 것이라면, IS는 알리샤위와 알카사스베를 교환하자는 요르단의 제안을 거부한 셈이 된다. IS는 알리샤위와 인질의 일대일 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요르단과 일본 정부는 각자 자국 인질과 알리샤위를 맞바꾸려 애쓰고 있으나, IS는 “우리를 죽이러 왔던 알카사스베만은 놓아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요르단 정부는 자국 조종사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한 IS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요르단으로서도 알카사스베를 돌려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인 알리샤위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르단이 IS가 요구한 시한에 상관없이 알리샤위를 풀어주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고토의 생사 역시 더욱 불투명해졌다.
IS와 일본, 요르단의 복잡한 함수 속에서 IS 인질사태는 여전히 ‘시계 제로’이고, 고토와 알카사스베 가족들의 지옥 같은 시간만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