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세계 최대 빙산 떨어져 나와...제주도 면적의 2.3배 (2021.5.20)
남극에서 제주도의 2.3배가 넘는 세계 최대 빙산이 바다로 떨어져 나왔다.
유럽우주국(ESA)는 19일(현지시간) 남극 론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길이 170㎞, 너비 25㎞의 빙산이 웨들해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적은 제주도(1847㎢)의 약 2.3배인 4320㎢로 전체 빙산 중 가장 크다.

남극 A 사분면에서 76번째로 떨어져 나온 이 빙산에는 ‘A76’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빙산의 이름은 남극 사분면 중 어디에서 떨어져 나왔는지를 토대로 붙여진다. 빙산이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면 각각에 알파벳이 추가로 부여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A76의 분리가 기후변화의 탓이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빙산 순환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CNN은 떨어져 나간 빙산이 녹더라도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은 적다고 보도했다. 빙산은 빙하와 달리 이미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붕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육지를 덮고 있는 빙하는 바다로 떨어져 녹아내리면 지구 해수면을 상승시킨다. 만약 남극 대륙의 전체 빙하가 녹는다면 지구 해수면은 60m까지 높아질 수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은 19세기 이후 1도 상승했지만, 남극의 평균 기온은 이보다 두배 이상 상승했다.
A76에 이어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빙산은 A23A로, 면적은 3880㎢ 정도다. A23A는 지난해 11월 수천마리의 펭귄과 바다표범이 서식하는 사우스 애틀랜틱 섬과 충돌해 이들의 먹이 활동을 어렵게 하기도 했다.
A76 이전까지 역대 가장 큰 빙산은 2017년 라르센 C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A68이었다. A68은 분리 당시 면적이 5800㎢나 됐지만, 현재는 여러 조각으로 나눠진 상태다. 1만년 넘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던 라르센A, 라르센B 빙붕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각각 1995년과 2002년에 사라졌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