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럭셔리 호텔, "불만 끄시나요, 와이파이도 끄세요"
폭신하게 가라앉는 안락한 호텔 침대 위에서도, 호텔 창 밖에 펼쳐진 아름다운 야경을 눈 앞에 두고 와인잔을 나누는 순간에 조차도 사람들이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는 단 한가지는? 바로 스마트폰이다. “나는 스마트폰 중독이 아니야!”라고 자신하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눈 뜨고 있는 시간의 대다수를 인터넷과 연결된 채 보내고 있다.
비싼 돈을 내고 고급 리조트로 쉬러 온 사람들이 여전히 인터넷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한 독일의 럭셔리 호텔업체가 ‘와이파이 차단 스위치’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독일은 물론 프랑스 파리와 앙티브, 영국 런던 등 유명 관광지에 고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외트거 기업은 독일 바덴바덴에 있는 스테파니 스파 빌라의 각 객실마다 이 스위치를 설치했다. 침대 머리맡 전등 스위치 옆에 있는 이 회색 스위치를 누르면 벽 안에 깔려 있는 구리선이 작동하면서 모든 와이파이 시그널을 차단한다.
일과 휴식의 균형에 대해 많은 글을 써왔던 작가 크리스 브라운은 “인터넷 기기의 전원을 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쉽게 자유로워질 수 있지만, 사실 우리의 행동은 우리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은 때로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고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소 극단적인 서비스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와이파이 차단 서비스가 일과 삶의 밸런스를 찾고 온전한 쉼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크 마렌바흐 사장은 “스위치를 끄면 와이파이 시그널을 96%가량 차단할 수 있다”면서 “향후 5년 내 럭셔리 호텔들 사이에서 이런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