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리아 IS 공습 개시.. 결국 시작된 '오바마의 전쟁'
미국이 아랍 동맹국들과 함께 23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내 본거지 공습을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9·11 테러 13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시리아 공습 계획을 밝힌 지 꼭 13일 만이다. 특히 이날 공습은 IS 본거지뿐 아니라 알카에다 계열 조직인 ‘호라산 그룹’ 본거지가 있는 알레포까지 목표로 삼았다. 당초 오바마 정부가 내세웠던 ‘IS 격퇴’라는 목표보다 광범위하게 공습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민간인 피해가 늘어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테러리스트들은 어디에서도 피난처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에 미국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미국의 ‘친구들’도 공습에 동참했다”며 이번 작전에 아랍국이 대거 참여한 점도 강조했다. 이번 작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이 직접 폭격에 가담했으며, 카타르도 측면 지원에 나섰다. 군사작전의 정당성 논란을 우려한 오바마 정부는 그동안 아랍국가들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공습은 이날 오전 4시30분(현지시간)쯤 동틀 무렵, 홍해상의 미 구축함 알레이버크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시작됐다. 전투기는 시리아 북부 라카에 위치한 IS 사령부 건물, 시리아 최대 유전지역인 데이르에조르의 IS 건물 등 총 50곳을 집중 폭격했다.
미국은 또 미국 본토를 공격해올 가능성이 높은 무장집단으로 최근 지목된 호라산 그룹의 본부가 있는 알레포로 공습을 확대했다. 알레포는 시리아 최대 도시로, 정부군과 반정부군 간 교전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공격이 시리아 내전에 어떤 형태로든 깊숙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공습으로 시리아 내 이슬람 무장세력 120여명이 사망했다.
군사공격의 후폭풍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임박한 본토 위협’을 구실로 시리아 공습을 확대할 경우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에 면죄부를 주고, 민간인 피해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위터 등에는 “미국의 공습으로 최소 수십명의 민간인이 숨졌다”는 목격담들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