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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아랍 전통의상 입은 여대생 피살..이슬라모포비아 극성 조짐  

정소군 2014. 6. 20. 23:00

영국 에섹스주에서 아랍 전통의상인 아바야(abaya)를 입고 아침 산책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유학생이 온 몸에 수 십군데의 자상을 입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무슬림 옷 때문에 ‘증오범죄’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이슬람 혐오증)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에섹스주의 콜체스터에서 오솔길을 걷던 30대 사우디아라비아 여대생이 잔인하게 피살된 채 발견됐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섹스대학 학생인 피해자는 얼굴에 큰 상처가 나 있었으며 몸 곳곳에 흉기로 16번이나 찔린 상태였다. 


여성은 사건 당시 아바야라고 불리는 아랍 전통 의상을 입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경찰은 52세 남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의 복장이 무슬림처럼 보인 것이 증오범죄의 목표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의 무슬림 사회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탈하 아흐마드 영국무슬림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몇달 새 무슬림 여성을 향한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집이 파괴되거나 대문 앞에 돼지머리가 놓여 있었다는 신고도 여러 건 접수됐다”고 알아라비야에 말했다. ‘옥스포드 이슬람정보센터’도 “최근들어 인종차별적인 범죄가 증가했으며 특히 히잡을 쓴 여성들이 그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흐마드는 최근 증가한 무슬림에 대한 공격의 원인으로 영국 극우단체의 출현을 꼽았다. ‘브리튼 퍼스트’라는 영국 극우단체는 최근 영국 내 무슬림 사원에 난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백명의 유럽 내 무슬림들이 자원병으로 참전하고 있는 시리아 내전과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출현도 유럽의 이슬라모포비아를 자극한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