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아시아

"유엔 식량기구가 스리랑카 농부들의 신장질환 원흉"

정소군 2013. 12. 17. 21:15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수십년 동안 스리랑카 농부들을 괴롭혀온 신장 질환의 원흉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FAO가 농부들에게 치료비 보상을 해야 한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장병이 확산돼 왔다. 2만여명의 농부들이 신장 질환으로 사망했고, 45만명이 질환을 앓고 있다. 최근 이 신장병의 원인이 농부들이 쓰는 화학비료와 살충제라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비난의 화살이 FAO로 향한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농부들은 비소와 카드뮴 같은 독성 물질이 포함된 화학비료를 사용해왔고, 이것이 땅과 물에 스며들어 주민들의 신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 주민의 85%가 신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타레 지역의 농부인 저스틴 페리스는 “비료 회사는 이렇게 위험한 물질인지 알려주지 않고 우리를 속여 팔았다”면서 “우리 동네 농부 대다수가 신장병을 앓고 있다”고 현지 언론 선데이타임스에 말했다. 

현지 시민단체인 스와르나 한사 기금은 FAO가 다국적 화학기업의 이익을 대변해 화학비료와 살충제 사용을 권장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FAO가 “농업생산량을 늘리려면 화학비료와 살충제를 써야 한다”면서 위험한 독성물질의 사용을 확대하도록 스리랑카 정부를 오랫동안 설득해 왔다는 것이다. 스와르나 한사 기금 측은 “유엔과 FAO의 이같은 행동은 중대한 반인륜적 행위”라면서 “병에 걸린 농부들에게 치료비를 보상해야 할 책임은 FAO에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FAO가 보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향후 대규모 운동을 벌여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당혹스런 입장에 처한 FAO는 “우리가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대변했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고 BBC에 말했다. FAO는 “우리는 화학비료의 사용을 권장한 적이 없다. 우리가 권장한 것은 유기농 비료”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