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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쿠르드족  

정소군 2014. 6. 20. 23:00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자치정부가 ‘이라크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AP통신은 쿠르드 자치정부가 이번 사태를 틈타 아르빌·도후크·술레이마니야 등 기존의 3개 자치주에서 관할 지역을 40% 가량 늘리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 군조직인 페쉬메르가는 이라크 치안군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공격을 피해 달아난 틈을 타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다투던 키르쿠크를 장악한데 이어 서북쪽으로는 시리아 접경 마을인 라비아, 동남쪽으로는 이란 접경 마을인 잘룰라까지 진출했다. 특히 키르쿠크는 석유가 풍부해 이라크의 ‘새로운 화약고’로도 불리는 지역이다. 


‘오합지졸’로 드러난 이라크 치안군과 대조적으로 페쉬메르가는 이라크 내에서 가장 조직적인 군사력을 뽐내왔다. ISIL이 주도하는 수니파 반군 역시 바그다드를 향해 남진을 계속하면서도 페쉬메르가와의 직접적인 충돌은 꺼리는 양상이다.



쿠르드자치정부는 이미 장악한 지역을 다시 이라크 중앙정부에 돌려줄 의향이 없어 보인다. 니체르반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이번 사태 발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수니파에게도 자치정부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쿠르드족 청년인 칼레드 이스마일은 “우리는 쿠르드가 독자적으로 석유를 판매하고 여권을 발급하고 월드컵 대표팀을 창단할 수 있는 독립국가가 되기를 원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하루 2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쿠르드자치정부는 지난달 터키 남부 항구도시 제이한에서 보관 중이던 100만 배럴의 원유를 이라크 중앙정부의 허가 없이 수출했다. 바그다드 정부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쿠르드자치정부에 할당된 연방정부 예산 17%의 일부를 삭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핀 디자이 쿠르드자치정부 대변인은 최근 “독자적인 원유 수출을 하루 40만 배럴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