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이란 “참관국 자격으론 시리아 평화회담 안 가”
정소군
2014. 1. 7. 22:30
오는 22일 스위스에서 열릴 시리아 평화회담 참여를 희망해 온 이란이 ‘참관국’ 자격을 주겠다는 미국의 제안을 거절했다. 평화회담 참가국에 초청장을 발송하기 시작한 유엔은 일단 이란을 목록에서 제외했다. 시리아 주요 반정부군 세력이 이미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란의 협조마저 불투명해져 이번 평화회담이 별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의 반관영 파르스뉴스 등은 마르지 아프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우리는 그동안 ‘전제조건 없이’ 회담에 참석해 시리아 평화를 위해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해 왔다”면서 “하지만 이란의 명예를 존중하지 않는 형태의 제안은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고 6일 보도했다. 이 발언은 전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이란은 평화회담 때 참관석(sideline)에서 평화 논의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미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서방 국가들은 같은 이슬람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며 회담 참여를 반대해왔다. 이들은 이란이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시리아 과도정부 수립을 촉구한 2012년 성명을 공개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 등이 평화회담 참가를 허용하는 대가로 선결조건을 내거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이란 의회의 압둘레자 메스리 조사관은 “계속 이란을 무시하는 정책을 펴면 중동의 불안만 커진다”면서 “이란을 배제한 2012년 회담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달 개최 예정인 시리아 평화회담 참가국에 초청장 발송을 시작했지만 이란은 일단 이 목록에서 제외됐다”면서 “하지만 반 총장은 여전히 이란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크 대변인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13일 만나 이란의 평화회담 참여 여부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