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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전화·TV·복제양 돌리… 우리가 몰랐던 ‘스코틀랜드의 유산’

정소군 2014. 9. 19. 19:38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영국이 잃게 되는 것은 땅덩이와 석유뿐이 아니다. 현대 문명의 빛나는 자랑거리 상당 부분이 영국의 역사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증기 기관부터 TV, 수세식 변기에 이르기까지 현대 사회의 토대를 형성한 수많은 발명품이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우리가 잘 몰랐던 ‘스코틀랜드의 자부심’이다.

AP통신은 “인구 500만명에 불과한 스코틀랜드가 현대 사회에 끼친 영향은 감탄스러울 정도”라면서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석장관이 ‘스코틀랜드가 현대 세계를 발명해 냈다’고 주장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스코틀랜드가 자랑하는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철학자 데이비드 흄 등에 의해 18세기 시작된 스코틀랜드 계몽운동은 대서양을 넘어 미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 무렵 만들어진 것이 현대 의학 발전에 없어서는 안되는 마취제, 주사기, 페니실린 등이었다.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도 스코틀랜드인이었다. 전화기와 TV를 개발한 알렉산더 벨과 존 베어드 역시 스코틀랜드의 자랑이다.

수세식 변기는 물론 최근 케이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GTA 게임도 스코틀랜드의 발명품이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최초의 복제양 돌리 역시 스코틀랜드에서 탄생했다. 만약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하게 되면 복제양 돌리는 영국이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업적이 된다. 스코틀랜드 독립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스코틀랜드의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이 성공적인 독립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영국에서 독립하면 우리만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이 스코틀랜드의 업적에 기여한 것도 만만치 않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세계에 알린 것은 영국 작가인 조앤 롤링 덕분이었으며, 와트의 증기기관도 영국 버밍엄 사업가 덕분에 상용화될 수 있었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영국 과학자 폴 너스는 AP통신에 “우리는 함께 협력할 때 더 큰 성과를 이룩할 수 있다”며 스코틀랜드의 독립 반대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