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임기 후의 여생도 생각해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 15주년을 맞아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이 방영한 두 시간짜리 특별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다시 한번 크림반도 합병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방송에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은 것일 뿐”이라면서 “옳은 일을 했기 때문에 일말의 후회도 없다. 우리는 우리 이익을 보호했고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림반도는 니키타 후르시초프 소비에트연방 공산당 서기장이 1954년 우크라이나에 양도하면서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의 땅이 됐다. 푸틴은 “당시 후르시초프가 아무런 실질적 의미 없이 크림반도를 양도한 것은 역사적 과오였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관계에서 국제법이나 유엔 헌장을 위반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궁핍하고 비참한 처지에 몰려 자신들에게 구걸할 때만 러시아를 좋아한다”면서 서방국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2000년대 들어서도 체첸 반군을 지원하는 등 러시아의 와해를 노린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이날 “대통령 임기를 마감한 후의 여생도 당연히 생각해보고 있다”면서 오는 2018년 열리는 대선에 다시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푸틴은 2000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대통령, 2008년 5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총리를 지냈고 2012년 5월부터 다시 대통령으로 활동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타 첸트르’의 조사에서 국민 86%의 지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