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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아마존 원주민 '주마족' 남성 사망 (2021.3.11)

국제뉴스/남북 아메리카

by 정소군 2022. 4. 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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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마존 원주민 ‘주마족’의 마지막 남성인 아루카 주마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그의 정확한 나이는 알려지지 않았다. 향년 86~90세인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아마존 원주민 부족 주마족의 마지막 남성이었던 아루카 주마. < 출처:   KANINDE >


주마족은 18세기까지만 해도 1만5000여명에 달했지만, 고무 채집자와 벌목자 등에게 수차례 학살을 당하고 외지인이 옮겨 온 전염병이 돌면서 1964년 부족민이 단 6명밖에 남지 않았다. 혈족들의 떼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아루카는 1999년 매형마저 사망하자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주마족 남성이 됐다.

그의 삶은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이었다. 1998년 브라질 정부가 주마족에게 인근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살 것을 명령하자, 아루카는 4년 간의 투쟁 끝에 선조들이 남긴 고향 땅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에도 10년 동안 지루한 소송전을 벌여야 했다.

유일하게 주마족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었던 아루카의 죽음은 부족의 문화와 전통 상당 부분이 영원히 소멸될 운명에 처한 것을 뜻한다. 게다가 아루카에게는 세 딸이 있지만, 남성만이 부족의 대를 잇는 관습에 따라 주마족의 대는 영원히 끊길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우루-에우-와우-와우 부족과 결혼한 아루카의 딸과 손자들은 “우리가 주마족의 전통을 잇겠다”고 밝혔다. 아루카의 외손자인 쿠아임부는 아버지와 어머니 쪽 성을 모두 넣어 자신의 이름을 쿠아임부 주마 우루-에우-와우-와우로 바꿨다. 그는 “나는 주마족의 역사가 잊혀지길 바라지 않는다.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자랑스럽다”고 BBC에 말했다.

아마존 원주민 권리 옹호활동가인 이바네이데 반데이라는 “부계사회인 아마존 원주민 부족에서 어머니 성을 함께 쓰는 것은 본 적이 없다”면서 “이는 주마족이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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