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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항공 MH370 항공기 의문의 실종 사건

국제뉴스/아시아

by 정소군 2014. 3. 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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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명의 승객·승무원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200 여객기가 지난 8일 새벽(현지시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실종 당시 긴급구조신호는 없었으며, 실종된 지 만 이틀이 되도록 동체 잔해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여객기 탑승자 2명이 도난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테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민간항공국 관계자는 “여객기가 이륙 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은 오전 1시30분쯤 쿠알라룸푸르 외곽 수방 항공관제소와 마지막 교신을 주고받은 뒤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베트남 당국도 실종 여객기가 베트남 최남단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약 192㎞ 떨어진 곳에서 통신이 끊겼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중국, 베트남, 미국 등은 실종 여객기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사이 해역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종 당시 여객기에서 구조신호를 보낼 수 없을 만큼 다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실종 여객기의 탑승자 2명이 도난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드러나 테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탑승객 가운데 4명의 이름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며 테러 연루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위조 여권 사용자 2명의 사진을 확보해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2009년 5월 브라질에서 프랑스로 가다 대서양 상공에서 긴급구조신호 없이 레이더에서 사라진 에어프랑스 에어버스 300 여객기의 사고 원인이 회수한 블랙박스 조사를 통해 3년 뒤 기체결함과 조종사 실수로 결론난 적이 있어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기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호주,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14개 국적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으며,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말레이시아 여객기에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아무런 구조신호 없이 사라져버린 여객기를 두고 전문가들은 “매우, 매우, 매우 드문 경우”라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실종 여객기를 둘러싼 미스터리들을 짚어봤다. 


① ‘안전지대’에서 사라진 비행기

 

여객기가 실종된 지점은 상공 1만700m. 항공 전문가들은 이 지점을 ‘안전지대(safest point)’라고 부른다. CNN방송의 항공전문가인 리처드 퀘스트는 “조종사들은 사고위험이 높은 활강, 이륙, 상승 구간을 통과한 후 1만m 상공에 이르면 자동항법장치에 따라 순항하기만 하면 된다”면서 “가장 안전한 구간에서 갑작스럽게 실종된 건 수수께끼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객기가 실종된 구역의 기상상태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가 자동항법장치를 끈 상태에서 수동으로 기체를 몰다가 방향감각을 상실해 바다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② 구조신호를 보내지 않은 조종사 

 

전문가들은 조종사로부터 긴급 구조신호가 없었다는 점을 가장 의문스러워하고 있다. 실종 여객기인 보잉 777-200은 기체에 이상이 감지되는 즉시 조종사에게 경고신호를 보내는 컴퓨터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또 양쪽 엔진이 모두 고장나더라도 비상전력이 작동해 20분가량 운항이 가능하다. 그레그 페이스 전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관은 “엔진이 모두 고장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구조신호를 보낼 시간은 있었을 것”이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다만 그는 “기내에서 급박하고도 심각한 기압 문제가 발생해 산소 부족으로 몇 초 만에 정신을 잃었다면 구조신호를 보내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③ 도난 여권을 가진 의문의 탑승객 

 

사고 여객기에는 도난 신고된 여권을 가지고 탑승한 의문의 승객 2명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탑승자 명단에 있던 자국인들은 실제로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으며, 이들은 각각 지난해 8월과 2년 전 태국에서 여권을 도난당해 분실신고를 한 상태라고 밝혔다. 도난 여권을 사용한 두 명의 좌석은 붙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9일 기자회견에서 “도난 여권을 사용한 이들 2명 외에도 의심스러운 승객이 추가로 2명 더 파악됐다”며 “도난 여권을 사용한 2명의 사진을 확보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베이징을 거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함께 간 뒤 각각 덴마크 코펜하겐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갈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서방에 입국하기 위해 위조여권을 사용한 전례가 있어 도난 여권이 불법 이민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리 샤이보 전 미국 운수국 조사관은 “말레이시아 공항이 도난 여권 여부와 비자 유효기간을 체크하지 않고 통과시킨 사실이 놀랍다”면서 “도난 여권 탑승자가 2명이라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베이징으로 향하던 여객기였다는 사실은 더욱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최근 쿤밍 테러를 겪은 중국은 중국인 탑승객이 153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미뤄, 중국을 타깃으로 한 위구르족의 테러 가능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쪽은 조종사가 구조신호를 보내지 않은 것도 테러범들 때문이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군도 이날 군 레이더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고기가 회항을 시도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혀 당시 기내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④ 사고 이틀째 발견되지 않은 잔해 

 

미국과 베트남, 중국 등 인근 국가들이 총출동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사고 이틀째에도 잔해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객기의 위치신호가 잡히지 않는 점으로 미뤄, 어딘가에 불시착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샤이보 조사관은 “사고 지점 해역의 수심이 워낙 깊어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2009년 에어프랑스 사고 여객기 블랙박스는 2년 뒤 발견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여객기의 잔해를 분석하는 게 필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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