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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생태계 좌우할 세기의 재판…‘애플 대 에픽’ 첫날부터 ‘불꽃’ (2021.5.4)

국제뉴스/남북 아메리카

by 정소군 2022. 4. 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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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을 상대로 게임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에픽게임스가 제기한 앱스토어 소송전의 막이 올랐다. 앱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떼가는 애플의 자체 결제시스템과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재판 결과가 나온다면 앱 생태계 전반이 완전히 재편될 수도 있는 소송전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AP통신 등은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에픽게임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팀 스위니(사진)가 “애플은 앱 개발자들이 앱을 팔아 버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앱 내에서 각종 아이템을 구매할 때 자사의 인앱 결제시스템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인앱 결제 때마다 앱 판매액의 30%에 이르는 수수료를 떼가는 방식으로 애플 앱스토어는 매년 7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스는 이에 반기를 들고 앱 이용자들이 직접 에픽게임스에 돈을 지불하는 자체 결제시스템을 게임 안에 구축했다. 수수료를 절감한 만큼 이용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애플이 규정 위반을 이유로 포트나이트 앱을 앱스토어에서 퇴출시키자 에픽게임스는 지난해 8월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플레이를 운영하는 구글을 상대로도 같은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 재판은 아직 첫 공판 날짜가 잡히지 않았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독점 행위인가 여부다. 에픽게임스는 인앱 결제 방식뿐 아니라 애플이 앱스토어 이외 다른 앱 장터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경쟁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에픽게임스 측 변호인인 캐서린 포러스트는 이날 공판에서 “에픽게임스는 애플에 재산상 손실을 입히려는 게 아니라 모든 앱 개발자들을 위해 애플의 ‘담장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해제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정원 안은 파리지옥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애플의 계획은 이용자들을 (정원에) 가두고 그들이 애플 생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스는 그 증거로 2013년 애플의 수석부사장인 에디 큐가 현 애플 CEO인 팀 쿡에게 보낸 e메일 내용을 폭로했다. 큐 부사장은 당시 “고객들이 우리 스토어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은 사람들을 우리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라고 썼다.

반면 애플은 안전과 보안을 위해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애플 측 변호인인 캐런 던은 “우리가 안전하고 통합된 생태계를 만든 것은 소비자들이 원했던 사생활 보호와 책임, 보안, 우수성을 희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며 “에픽게임스는 우리가 안드로이드처럼 되기를 원하지만, 애플 이용자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던은 또 독점과 경쟁에 대한 에픽게임스의 관점이 너무 협소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PC나 비디오게임 콘솔 등 포트나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수많은 경쟁 플랫폼이 있다”며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플랫폼 사이를 오가며 포트나이트 게임 화폐를 구입한 뒤 옮겨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쟁은 단순히 에픽게임스와 애플만의 싸움이 아니다. 에픽게임스는 음원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와 데이팅앱 틴더 등을 운영하는 매치그룹 등과 ‘앱 공정성 연맹’을 결성하고 애플에 맞서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스포티파이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애플의 인앱 결제시스템과 앱스토어 운영 규정은 반독점법 위반 행위”라는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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