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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자이, 새 안보협정 서명 버티자 미 “아프간서 내년 완전 철군” 압박

국제뉴스/아시아

by 정소군 2013. 11. 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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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체결한 새 안보협정에 대한 서명을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미루자 ‘내년 완전 철군’ 카드를 꺼내들고 압박에 나섰다.


수전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카르자이 대통령과 만나 2014년 이후에도 미군을 아프간에 주둔할 수 있도록 한 새 안보협정에 조속히 서명하라고 촉구했다. 미 정부는 아프간 대부족장 회의인 ‘로야 지르가’가 협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음에도 카르자이가 “내년 4월 대통령 선거 이후에나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자 카르자이를 설득하기 위해 라이스 보좌관을 카불로 급파했다. 

2시간여 동안의 만남에서 라이스 보좌관은 “협정안에 신속히 서명하지 않을 경우 미국으로서는 2014년에 미군과 나토군을 모두 철수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면서 “서명안을 내년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것은 실행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또 “협정안이 무산될 경우 아프간에 주기로 약속한 80억달러의 군사지원금과 경제지원금 역시 모두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카르자이는 라이스 보좌관에게 새 조건을 내걸며 오히려 미국을 압박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미국이 도와야 하며, 이를 위해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돼 있는 아프간 탈레반 17명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또 미군이 아프간 민간 가정집에 접근해선 안된다는 기존의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새 안보협정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미군이 아프간 가정집을 수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르자이는 라이스 보좌관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서 전하라.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으로부터 ‘미국의 꼭두각시’로 불리는 카르자이가 대선 이후 자신에게 미칠지 모르는 정치적 탄압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미국에 강경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백악관은 브리핑에서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밝혀 카르자이의 새 요구조건을 놓고 다시 만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오바마 정부는 카르자이의 요구에 대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군대를 가진 것은 결국 우리 쪽이란 것이고, 카르자이는 서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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