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의 외로운 비행이었다. 토성 우주탐사선 카시니-호이겐스호가 ‘엔켈라두스’의 얼음 밑에 생명체가 존재할지 모를 온천이 있다는 증거를 보내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행성에서 뜨거운 물이나 온천 활동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켈라두스는 약 80㎞ 두께의 얼음층으로 뒤덮인 지름 500㎞짜리 위성이다. 과학자들은 끈질긴 연구 끝에 엔켈라두스의 남극에서 지하 40㎞ 지점에 10㎞ 수심의 ‘숨겨진 바다’가 있으며, 그 해저층에 뜨거운 물을 분출하는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의 온도는 섭씨 90도. 지구 바닷물보다 높은 염기성을 띠고 있다. 이는 2000년 대서양 심해에서 발견돼 ‘잃어버린 도시’라는 별칭이 붙은 해저온천과 유사한 조건이다. ‘잃어버린 도시’는 일부 과학자들이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곳이라는 가설을 내세우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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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니 프로젝트는 1982년 처음 제안됐다. 각자 독자적으로 토성 탐사를 준비하고 있던 미국과 유럽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힘을 합쳐 공동으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우주탐사선은 보통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토성 탐사선은 태양에서 워낙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플루토늄을 연료로 써야 했다. 미국 환경운동가들은 카시니 발사 때 지구가 플루토늄으로 오염될 것이라며 항공우주국 앞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1997년 발사된 카시니는 7년 동안의 우주 비행 후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했다. 그해 말에는 토성의 가장 큰 위성 타이탄에 탐사유닛 호이겐스를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카시니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토성과 위성들의 자료를 수집해 지구로 보내줬다.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2014년 엔켈라두스에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확보했고, 이번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온천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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