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8시 케냐의 휴양지인 리무섬 인근 해안 소도시 음페케토니에서는 브라질 월드컵 응원 열기가 한창이었다.
관광객과 주민 대다수가 TV를 시청하고 있는 틈을 타 2대의 미니밴이 마을로 들어왔다. 차에 타고 있던 것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의 무장단체 알샤바브 조직원 수십여 명이었다. 이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자동소총을 꺼내들고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닥치는 대로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경찰서를 공격하고 호텔 2곳에 불을 질렀다.
알샤바브 조직원들은 브리즈뷰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남성들을 끌어낸 후 여성들에게 그들을 죽이는 모습을 지켜 보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AP통신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알샤바브가 총을 쏘면서 “케냐 군대가 소말리아에서 우리에게 하는 짓을 너희도 당해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케냐 경찰청장은 이날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48명이라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거리 곳곳에 시신이 널려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음페케토니는 주로 케냐인들이 이용하는 휴양지여서 당시 외국인 관광객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매뉴얼 치르치르 케냐군 대변인은 “이번 대규모 테러를 자처하는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수 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공격이 최근 해안 지역에서 테러를 저지르고 있는 소말리아의 반군단체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내 케냐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며 지난해 9월 수도 나이로비의 쇼핑몰에서 인질 테러사건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테러로 67명이 사망했다. 케냐는 2011년부터 소말리아에서 아프리카연합군(AU)과 함께 알샤바브 소탕작전을 펼쳐왔다.
영국, 프랑스 등 서구 국가의 대사관은 소말리아에 군대를 파견한 우간다, 에티오피아, 지부티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월드컵 기간 중 많은 사람이 모여 경기를 시청하는 장소를 피하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사태 어디로 가나] (3) ISIL보다 두려운 ‘보복의 악순환’ (0) | 2014.06.18 |
---|---|
“바그다드는 매일 폭탄·총격 소리… 공항 북새통” 황의태 바그다드 무역관장 (0) | 2014.06.17 |
[이라크 사태 어디로 가나] (1) 내부로부터 무너져가는 바그다드 (0) | 2014.06.16 |
이라크발 시아-수니파 전쟁 확산 조짐… 중동 지도 바꾸나 (0) | 2014.06.15 |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 캠프 사진 찍는 아이들 (0) | 2014.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