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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그리스를 가다] “긴축 제안 수용 땐 유럽중앙은행서 지원할 것" 소티로폴로스 아테네대 교수

국제뉴스/유럽과 러시아

by 정소군 2015. 7. 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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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보다는 차라리 긴축이 낫다. 그리스는 지금 유럽연합(EU)에 문제가 많다고 해도 무조건 남아야 한다.”



그리스 아테네대 디미트리 소티로폴로스 교수(정치행정학·사진)는 유로존의 긴축 제안에 대한 5일 국민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와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소티로폴로스 교수는 3일 그의 연구실에서 경향신문과 만나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 유동성 한도를 증액해 그리스 은행에 현금을 보충해줄 것”이라며 “채권국들도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그리스를 지원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찬성 쪽으로 결론이 나면 그리스 정부는 국제 채권단이 제의한 긴축정책안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며 “이는 또 국민들이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티로폴로스 교수는 ‘찬성 측이 승리한 이후 전망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는 말에 “그리스에는 ‘나쁜 시나리오’와 ‘더 나쁜 시나리오가 있다”며 “나쁜 시나리오는 어렵더라도 지금 긴축정책을 계속 이행하며 사는 것이고 ‘더 나쁜 시나리오’는 바로 그렉시트”라고 답했다. 그는 “주초까지만 해도 ‘반대’ 여론이 높았는데 은행 영업이 중단되고 예금 인출이 제한되면서 혼란이 발생하니까 ‘찬성’ 숫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의견 좁혀진 상황서 투표 제안은 치프라스의 실수”

그는 “반대파가 이기면 채권단은 치프라스 총리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게 뻔하다”며 “치프라스 총리는 빈손으로 돌아와 드라크마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크마로 돌아가면 인플레이션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그리스는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소티로폴로스 교수는 국민투표를 제안한 치프라스의 행동을 실수라고 했다. 그는 “채권단과 그리스의 협상은 막판에 의견이 거의 좁혀진 상태였다”며 “치프라스는 투표를 선언하지 말고 좀 더 정치적 책임감을 갖고 다른 방법을 고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 실시 방침 발표 후 발생한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가 치프라스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입증한 증거라고 해석했다.

그는 “EU에도 강대국이 있고 약소국이 있다. 약소국이 (다소 불평등한 위치에 놓이더라도) EU를 떠나 살기보다는 차라리 ‘문제가 있는’ EU 내에서 살아가는 게 더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유럽공동체는 각자 문제를 모두 함께 논의해서 공동으로 결정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의 국론 분열을 걱정했다. 그는 “투표 선언은 경제위기에 놓인 그리스에 정치적 분열까지 야기시켰다”며 “이 분열을 딛고 하나로 뭉치기까지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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