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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그리스를 가다]“그렉시트 안 원해… 빈곤층 위해 싸울 뿐” 시리자 국회의원 아네타

국제뉴스/유럽과 러시아

by 정소군 2015. 7. 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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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 오모니아에 있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당사에는 인터뷰 요청을 하러 오는 세계 각국 기자들이 끊이지 않았다. 시리자도 국민투표를 앞두고 외신들과의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지난 3일 시리자 국회의원 카바디아 아네타(49·사진)를 국회에서 만났다. 25년 넘게 방송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지난 1월 총선에서 시리자 후보로 당선됐다. 아네타 의원은 “그리스에 자신들이 다루기 편한 정부를 세우기 위해 끊임없이 보이지 않게 개입해온 유럽 강대국들은 이번에도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우리 목표는 유럽에서 떠나는 것이 아니다. 유럽에 계속 남아 있는 채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긴축을 완화해 보려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 트로이카 벽이 생각보다 공고한 것 같다.

“총선에서 승리하는 순간부터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건 이미 예상했다. 그동안 유로존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끊임없이 부채조정을 요구했지만, 채권국들은 무조건 ‘너희의 자식과 손자들을 쥐어짜서라도 받아내겠다’는 주장만 반복해 왔다. 그리스 국민들은 우리에게 5년간 긴축으로 파괴된 약자들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든 지켜내야 한다.”

- 투표에서 ‘반대’가 나오면 그렉시트가 발생해 그리스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시리자의 일관된 메시지는 민주주의가 보장되고 서민이 주체가 되는 국가로서 유럽에 남겠다는 것이다. 트로이카는 유로 아니면 드라크마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그리스 국민들을 겁주면서 ‘예스’를 찍으라고 선동한다. 그들은 그리스가 잘못되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까지 무너진다며 두려움을 조성하고 있다. 왜 외국 정상들이 남의 나라 국민들에게 강요하나.”

- 이번 사태가 그리스의 경제 위기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보는 것인가.

“2012년 총선 당시 채권국들은 구제금융 지시를 잘 따르는 우파 신민당이 집권하길 원했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그리스에 엄청나게 많은 돈이 유입됐다. 지금은 반대 상황이다. 채권국들은 시리자 정부가 은행 문을 닫았다고 비난하지만, 시리자가 어떻게 문을 닫을 수 있나. 유럽중앙은행이 돈줄을 끊었기 때문에 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 ‘반대’ 진영이 승리할 경우 트로이카와 재협상을 통해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이 있나.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6일부터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그리스 국민들의 ‘반대’ 의지를 갖고 협상에 나가면 협상력이 커진다. 우리는 유로존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며 법적인 탈퇴 절차도 없다. 세계 각지에서 시리자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쏟아진다. 지금 그리스에서는 밥을 못 먹은 빈곤층 자녀들이 학교에서 쓰러지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싸움을 멈출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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