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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주범’ 빈 라덴 사망 10년…알카에다는 건재 (2021.5.2)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22. 4. 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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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은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사진)이 미군에 의해 사살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빈 라덴은 죽었고, 알카에다는 힘을 잃었다”며 20년을 끌어온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를 선언했고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마지막 철군을 시작했다.

하지만 테러조직 알카에다는 빈 라덴의 죽음 이후에도 구심점을 잃고 쇠퇴하긴커녕 오히려 활동 영역을 예멘과 서아프리카 등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군 철군 후 아프간이 다시 알카에다의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카에다는 지난달 30 CNN이 빈 라덴 사망 10년을 맞아 요청한 인터뷰에 응해 아프간 전쟁이 탈레반의 승리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알카에다는 “30년 전 아프간 침공에 실패한 소련이 붕괴됐던 것처럼, 아프간 전쟁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아프간의 무장 동료들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성공적으로 지하드를 수행해올 수 있었다”며 “이슬람 세계에서 미국을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우리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알카에다가 이례적으로 외부의 인터뷰 요청에 응해 탈레반과의 끈끈함을 과시한 것에 주목한다. 테러 전문가 피터 베르겐은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동맹 관계는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면서 “탈레반은 미국과의 평화협상 중에도 꾸준히 알카에다의 조언을 받아왔다”고 CNN에 말했다.

알카에다는 빈 라덴의 죽음 후에도 세계 곳곳의 이슬람 무장조직들과 동맹 관계를 확장해왔다. 랜드연구소의 테러 전문가인 콜린 클라크는 1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알카에다가 쇠퇴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은 현실과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말리아의 알샤바브, 시리아의 후라스 알 딘 등까지 포함해 알카에다 연계 무장조직 세력은 현재 3만~4만명에 달한다. 9·11 테러 때보다 더 많은 나라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5월로 예정됐던 철군 완료 시기를 9월로 미룬 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평화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군 철수가 시작됐음에도 탈레반은 1일 성명을 통해 미군이 철수 기한을 넘겼다며 “이들에 대한 모든 대항 행위를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위협했다.

철수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아프간 동부 로가르주에서는 탈레반의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차량 폭발로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대입 시험을 치르기 위해 기숙사에 머물고 있던 고등학생들도 다수 포함됐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달 27일 “미군 철군 후 탈레반이 집권하기까지 1~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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