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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실종기 수색 믿을 만한 단서”… 악천후로 잔해 발견 못해

국제뉴스/아시아

by 정소군 2014. 3. 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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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2개가 인도양 남쪽 해상에서 포착됐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20일 하원에서 “호주 위성사진에 여객기의 잔해로 보이는 물체 2개가 포착됐다”면서 “공군 정찰기가 이 물체를 찾기 위해 현장으로 급파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발견이 13일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수색작업에 “ ‘믿을 만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해상안전청은 지난 16일 호주 인공위성이 서호주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0㎞ 떨어진 인도양 남쪽 해상을 찍은 사진에서 2개의 물체가 발견됐으며, 1개는 길이가 24m에 이른다고 밝혔다. 해상안전청 관계자는 “물체가 위성사진에 또렷이 찍히진 않았지만, 크기가 상당히 컸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실종 여객기 수색작업이 인도양 남부 해역으로 수색을 확대하고 난 뒤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위성사진이 찍힌 시점에서 이미 3~4일이 흘러 조류를 타고 흘러갔을 물체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벗 총리는 “바다 위에서 이 물체를 찾아내는 것이 극도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물체가 실종기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물체가 여객기 잔해로 판명될 경우 여객기 실종사건 규명은 큰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반도 면적 1.4배에 달하는 인도양 남쪽 해상 수색범위가 크게 좁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ㆍ범위 넓고 수심 깊어 난제

ㆍ블랙박스 신호 17일 뒤 끊겨
ㆍ미 해군 대잠 초계기 파견도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실종된 지 12일 만인 20일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수색작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인도양 남부 해역으로 수색을 확대한 이래 여객기 잔해로 추정된 물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24m에 달하는 크기는 이 물체가 단순한 해양쓰레기가 아니라 대형 여객기에서 떨어져 나온 잔해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호주 정부는 비행기 4대를 보내 현장 주변을 조사하고 있으나, 악천후 때문에 잔해를 수거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로이터통신은 부근을 지나던 노르웨이 화물선이 가장 먼저 위성사진상의 잔해 추정물질이 있던 해역에 도착해 잔해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은 P8 포세이돈 대잠 초계기를 보내 수색을 지원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만약 이번 물체가 여객기의 잔해로 드러날 경우 수색작업은 큰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26개국에서 온 국제 수색팀은 남중국해에서 안다만해, 인도양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범위를 훑어야 했다. 하지만 잔해가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망을 좁히면 나머지 잔해와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까지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잔해의 형태를 통해 추락 상황을 재구성하고, 핵심정보를 담고 있는 블랙박스를 통해 누가 어떤 경위로 인도양까지 여객기를 운항한 것인지 파악할 수 있다.

영국의 해조수 전문가 시몬 박스올은 “실종기 잔해 일부라도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면 이후 수색작업은 ‘들판에서 바늘찾기’에서 ‘건초더미에서 바늘찾기’로 좁혀질 것”이라고 스카이뉴스에 말했다.

하지만 망망대해에서 인공사진에 찍힌 물체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이 사진은 나흘 전인 16일에 찍힌 것이어서 그동안 물체는 이미 해류를 타고 100㎞ 이상 이동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호주 해양전문가 알렉산더 바바닌은 “평상시 날씨였다면 물체는 조류를 타고 100㎞가량 떠내려갔을 것이고, 큰 파도나 태풍이 몰아쳤을 경우 그보다 훨씬 멀리 이동했을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특히 외부에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블랙박스의 배터리는 한 달밖에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이제 남은 시한은 17일뿐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전문가 출신인 마이클 대니얼은 “만약 발견된 물체가 실종기 잔해임을 확신한다면 더 늦기 전에 당장 음파탐지 부표를 투하해 블랙박스의 신호를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도양은 가장 깊은 해역의 수심이 3000~4000m나 돼, 만약 블랙박스가 해저에 가라앉았다면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희망적인 실마리이긴 하지만, 실종 여객기 잔해가 아닐 수도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앞서 중국의 위성사진이 수색작업에 혼란을 가져왔던 전례를 상기시키며 “단서가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우리는 인도양 남부는 물론 말레이시아 북쪽으로도 계속 수색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당국은 기장의 집에서 발견한 모의 비행장치에서 삭제된 기록을 복구하기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도움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FBI는 현재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하드디스크 등의 데이터를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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