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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고령층 접종 금지한 스웨덴도 "AZ 밖에 없으면 당연히 맞혀야" (2021.2.14)

국제뉴스/코로나

by 정소군 2022. 4. 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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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자문단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이상에게 사용해도 좋다고 권고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고령층과 낮은 연령대의 접종 반응이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WHO 권고에도 불구하고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은 65세 이상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방침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이는 유럽연합(EU)이 화이자를 포함해 다양한 코로나19 백신 포트폴리오를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스웨덴 보건 당국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밖에 확보하지 못한 나라는 당연히 65세 이상에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해야 한다”고 말했다.

AFP 연합뉴스


WHO 전문가전략자문그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용 가능한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65세 이상에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WHO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65세 이상 고령자 수가 적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한 노인층에서도 면역 반응이 잘 유도됐다”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잠재적 이점이 잠재적 위험보다 크다”고 밝혔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논란은 어디까지나 예방효과적인 측면으로 국한된다. 안정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65세 이상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금지한 나라들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평균 예방효과는 약 7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 기준을 최소 50%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여기서 예방효과 70%란 바이러스의 공격을 70%만큼만 막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백신 예방효과는 백신 비접종군과 접종군의 감염자 수 차이를 백신 비접종군의 숫자로 나누어 계산한다. 예컨대 백신 임상시험 참가자 3만명 가운데 18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다고 가정해보자. 감염자 중 백신을 맞은 사람이 30명, 가짜 약을 맞은 사람이 150명이다. 가짜 약을 맞고 감염된 150명에서 백신을 맞고도 감염된 30명을 뺀 120명을 150명으로 나누면 80%의 예방효과가 나온다. 만약 백신을 맞은 집단에서도 비접종군과 똑같이 감염자가 150명이 나오면 예방효과는 ‘0’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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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옹호하는 전문가들은 설령 65세 이상에 대한 예방효과가 크게 낮더라도, 코로나19 사망자의 절대 다수가 고령층인 점을 감안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한다. 요한슨 퓨 옥스포드대 교수 등은 ‘더컨버세이션’ 기고문에서 “2020 1128일 기준으로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 1만4633명 중 20~64세는 1351명이고, 나머지 1만3280명은 65세 이상이었다”면서 “예방효과를 70%으로 가정할 때 저연령층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경우 946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망자의 절대 다수가 고령층임을 감안하면) 설령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예방효과가 7.1% 수준에 불과하더라도 이들에게 접종할 경우 똑같이 946명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WHO의 권고처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만큼, 잠재적 위험보다 잠재적 이점이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전 연령대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영국은 “고령층에게서도 뚜렷한 면역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65세 이상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힌 유럽 국가들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확보한 나라라면, 당연히 65세 이상에게도 접종을 해야 한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mRNA 방식의 (화이자) 백신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사망률과 중증도를 낮출 수 있는 강력한 예방효과를 발휘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어 “다만 스웨덴은 여러 종류의 백신을 확보했다는 호사(luxury)를 누리고 있다”며 “그러므로 우리는 연령대별로 다른 백신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스웨덴과 독일, 프랑스 등이 속한 EU는 현재까지 23억 도즈(1회 접종분)의 백신을 선구매한 상태다. 화이자 6억도즈, 모더나 1억6000만도즈, 아스트라제네카 4억도즈, 존슨앤존스 4억도즈 등이다. 이미 화이자 백신 등은 접종을 시작한 상태다. 따라서 고령층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충분히 입증된 mRNA 백신은 65세 이상에게 접종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하 저연령층에게 집중 접종하겠다는 것뿐이다.

한국의 경우 오는 16일 질병관리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구체적인 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식약처는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국내 사용을 허가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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