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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류업체 프라이마크,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 희생자들에게 108억원 내놓기로

국제뉴스/아시아

by 정소군 2014. 3. 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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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라나플라자 붕괴사고 1주년이 한 달 앞에 다가왔지만, 희생자 보상을 위한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의 모금액은 목표액수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업체들이 보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사이, 후유증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목숨을 끊는 생존자까지 발생하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의 저가 의류 브랜드 업체인 프라이마크(Primark)가 라나플라자 희생자의 위로금과 치료비로 1000만달러(약 108억원)를 내놓기로 했다고 16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보상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지난 2월 망고, 마스코트, 인디텍스 등 7개 업체가 ‘라나플라자 기부신탁기금’에 기부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액수는 7개 업체 모두 합쳐도 1000만달러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C&A(네덜란드)와 키크(독일)도 보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액수는 역시 미미했다.



국제노동기구(ILO)와 노동단체에 따르면 라나플라자 붕괴사고 사상자 4000여명의 보상을 위해서는 약 4000만달러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모금액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미국 월마트 등은 희생자 보상에 동참할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라나플라자 공장에서 납품을 받은 글로벌 브랜드 업체는 모두 27곳이지만, 보상 책임 의사를 밝힌 곳은 10곳에 불과하다. 

 


문제는 업체에 따라 보상금이 천차만별이 될 경우 희생자들 사이에서 소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프라이마크의 하청을 받아 일한 노동자 581명은 보상받을 길이 열렸지만, 월마트의 하청을 받은 노동자는 이대로라면 한 푼도 못받게 된다. 길버트 훙보 ILO 정책관은 “프라이마크의 이번 발표가 다른 업체들에 ‘당신들은 무얼 하고 있느냐’는 압박의 기회로 작용하면 좋겠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지지부진한 보상금 논의 때문에 사고 희생자들의 2차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현지언론 인디펜던트는 라나플라자 붕괴사고 당시 머리에 큰 부상을 입었던 살마(27)가 지난 2월 말 후유증에 따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라나플라자 인근의 다른 공장에 재취업한 노동자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공장단지가 밀집해 있어 출근할 때마다 라나플라자 붕괴 현장을 지나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르빈 바누는 “다른 선택의 여지만 있었더라도 이곳을 떴을 것”이라며 “아침마다 죽음의 덫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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