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연일 공습을 퍼붓는 한편 지상군까지 배치했다. 극우 유대인들이 또다시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소년 납치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다. 자칫 3차 인티파다(봉기)가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하마스 근거지 100여곳 공습에 예비군 4만명 동원령
AP통신은 8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하마스 근거지 100여곳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가자지구 경계선에 2개 보병 여단과 탱크를 배치한 데 이어 예비군 4만명에 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하마스가 조직원이 사살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로켓포 16발을 발사하자 아예 본격적인 지상전 채비에 나선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에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준비하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활동가인 세마 자브르는 ‘팔레스타인 크로니클’ 기고문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통합정부의 내분을 유도하기 위해 이번 사건의 모든 책임을 하마스에게 돌리며 가자지구를 공습하는 한편 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과는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스라엘과 대립하고 있는 하마스와 달리 아바스 대통령은 이스라엘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아바스는 유대인 청소년이 실종된 후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마을 가택수색을 사실상 눈감아 줬다. 반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항의 시위는 적극 봉쇄했다.
예루살렘 인근에서 제빵사로 일하는 알리 사이드는 “이미 모든 것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극우 유대인들은 계속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자극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은 8일에도 헤브론 마을 인근과 베들레헴 인근에서 무장한 극우 유대인들이 각각 14세와 17세 팔레스타인 소년을 납치하려 시도하다가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서안선 또 납치 시도… 팔레스타인 ‘3차 인티파다’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3차 인티파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팔레스타인 언론인인 누르 하라진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대로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아랍어로 ‘봉기’를 뜻하는 인티파다는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키는 반(反)이스라엘 저항운동이다. 1987년 팔레스타인 청년 4명이 이스라엘 군용 트럭에 깔려 죽는 사건을 계기로 1차 인티파다가 일어났고, 2000년 아리엘 샤론 당시 총리가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에 진입하면서 2차 인티파다가 발생했다. 두 차례의 인티파다 기간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온건한 입장의 아바스 대통령과 팔레스타인의 역량 부족 때문에 3차 인티파다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동 칼럼리스트인 람지 바루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감정이 폭발적으로 분출되는 인티파다의 특성상 전문가들의 예측은 단 한번도 맞은 적이 없다.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