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기후변화로 엎친 데 덮친 격...중미 기아인구 4배 급증(2021.2.24)

지난해   11 월 온두라스를 덮친 허리케인 ‘에타’로 인해 쑥대밭이 된 마을.   / AFP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과 기후변화로 인해 중미 지역의 기아 인구가 2년 만에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세계식량계획(WFP)는 23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중미의 기아 인구가 2년 전 220만명에서 현재 약 80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중 170만 명은 시급한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WFP는 설명했다.

중미 지역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 뿐만 아니라 지난해 11월 이 지역을 할퀴고 간 허리케인 ‘에타’와 ‘요타’로 인해 20만헥타르의 경작지와 1만헥타르 이상의 커피농장이 파괴되면서 식량난이 더욱 악화됐다. 지난 1월 WFP가 이들 국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5%가 식량과 일자리를 찾아 이민을 떠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가뭄이 극심했던 2018년 조사의 8%보다 늘어난 수치다. 이는 미국 국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미의 밀입국 이민자들이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WFP의 중남미 지역 담당인 미겔 바레토는 보고서에서 “2020년은 전 세계에 잊지 못할 한 해지만 중미에는 타격이 더욱 컸다”며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회복도 더디고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엔은 이 지역 주민 260만명을 도우려면 향후 6개월 동안 4730만달러의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