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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중국 '백신 외교' 저지 나서나...2022년까지 동남아 지역에 10억 도스 지원 (2021.3.12)

국제뉴스/아시아

by 정소군 2022. 4. 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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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첫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2022년까지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국가들에 코로나19 백신 10억 도스(1회 접종분) 가량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쿼드 회원국들이 협력해 국제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은 백신 생산을 큰 폭으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된다”며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 인도의 백신 제조공장, 일본·호주 정부가 함께 협력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쿼드가 2022년까지 10억 도스 가량의 백신 추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백신 부족을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에 지원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백신의 60% 가량을 생산하는 ‘세계의 백신 공장’으로 불리고 있다. 인도는 쿼드와의 백신 협력 차원에서 미국산 존슨앤드존슨(J&J) 백신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가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회원국들과 백신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미국이 ‘백신 자국민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아직 미국인의 10%만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인데다 백신 수급 여건이 워낙 가변적인 만큼,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백신 수요가 충족된 뒤 잉여분이 생기면 기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멕시코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지원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로 남아야 개발도상국에 지원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특히 중국이 전세계 개발도상국 47개국에 약 5억 도스의 백신 지원을 약속하며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자국민 접종에만 몰두하다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실제 미국은 3000만 도즈에 달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쓰지도 않고 계속 창고에 쌓아만 두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 내에서조차 “최근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브라질 등 시급한 나라에 이 백신들을 먼저 기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AP통신은 쿼드가 내놓은 지원 방안이 코로나19 백신 지적재산권 면제를 요구하고 있는 개발도상국과 단체들에게는 충분치 않게 여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무역기구(WTO)는 11일 회의에서 백신 지적재산권을 일시 면제하는 안건을 논의했지만, 이날도 미국·유럽연합·영국 등 부유한 국가들이 80여개 개발도상국의 면제 요구를 거부하면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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