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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쿠르드자치정부 수도 아르빌 턱밑까지 진격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14. 8. 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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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의 제2도시인 모술을 장악한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습 카드를 만지작거리기만 하며 망설였다. 그런 오바마가 이라크 공습을 전격 승인한 것은 이라크 북부를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는 IS의 세력 확장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방증한다. IS는 쿠르드자치정부가 관할하고 있던 마을을 연달아 점령하면서 현재 자치정부의 수도 아르빌 턱밑까지 진격하고 있다.

 

시아파인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바그다드 인근까지 남하를 시도해 온 IS가 방향을 틀어 북부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일부터다. IS가 이끄는 수니파 반군은 쿠르드자치정부 군조직인 페쉬메르가를 몰아내고 시리아 국경지대 마을인 신자르, 주마르 등을 점령한데 이어 7일에는 이라크 최대 수력발전댐인 모술댐을 장악했다. 모술댐을 손에 넣으면서 IS는 물과 전기를 확보한 것은 물론, 댐을 방류해 수도 바그다드를 수몰시키겠다는 위협을 가할 수도 있게 됐다. IS는 나아가 이라크 최대 기독교 마을인 카라코시까지 진격했다. 카라코시는 아르빌에서 불과 57㎞ 가량 떨어져 있다.

 

이 과정에서 IS의 살해 위협을 피해 기독교 주민 10만여명과 소수 종파 야지디족 수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특히 신자르산 속으로 피신한 야지디족 4만여명은 IS에 포위돼 식량도 없이 고립된 상태다. 현지 행정관리들은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최소 500명의 야지디족 주민이 IS 반군에 살해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포위망에서 탈출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학살이 우려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IS의 포위 소식에 놀란 야지디족 출신의 이라크 여성의원 비안 다킬이 지난 6일 눈물을 쏟으며 이라크 의회와 국제사회에 “우리를 구해달라”고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IS가 쿠르드자치지역까지 노릴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IS는 그동안 잘 훈련된 정예부대로 알려진 페쉬메르가와의 충돌을 자제한 채 ‘오합지졸’ 수준인 시아파 보안군과 싸우는 데 집중해 왔다. 


메릴랜드대 필립 스미스 연구원은 “IS가 북부 지역으로 눈길을 돌린 것은 시리아 쿠르드와 이라크 쿠르드의 연결루트를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인터넷 언론 복스에 말했다.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을 넘나들며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IS가 두 나라 사이의 국경선 마을을 완전히 장악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보안군에게 뺏은 탱크 등으로 전력을 보강한 IS가 페쉬메르가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도 쿠르드자치지역을 노리게 된 배경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일 긴급회의를 열어 IS의 공격을 규탄하고 대규모 난민 발생에 우려를 표했다.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영국은 IS 핵심 지도자들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이사국들에 회람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성명을 발표해 “이라크의 기독교 마을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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