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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합법화’ 아일랜드, 세계 첫 국민투표

국제뉴스/유럽과 러시아

by 정소군 2015. 5. 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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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22일 실시… 찬성 여론 60%


아일랜드가 국민투표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지구상 첫 번째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아일랜드가 오는 22일 동성결혼을 헌법상의 권리로 인정하는 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유럽이나 미국의 일부 주 등 18개국이 이미 의회 입법이나 법원 판결 등을 통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긴 했지만, 국민투표로 이를 결정한 국가는 아직 없었다.

이번 투표에서 유권자들은 헌법에 ‘결혼은 성별과 상관없이 법에 따라 두 사람 간에 맺어질 수 있는 결합’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느냐를 놓고 찬반 투표를 한다. 

현재 아일랜드는 동성결혼을 ‘시민결합’이란 형태로만 인정하고 있다. 만약 이번 투표가 통과될 경우 아일랜드의 동성부부는 재산상속부터 자녀입양까지 이성부부와 모든 권리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동성결혼 합법화 찬성률이 현재 58~60%를 기록, 반대 의견을 앞서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아일랜드가 유럽에서 가장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현상이다. 아일랜드에서는 1985년까지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피임약을 살 수 없었다. 이혼조차도 1995년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1%포인트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통과되기 전까지는 불법이었다.

버즈피드는 잇단 성추문으로 가톨릭교회의 권위가 추락한 데다 지난 20여년 동안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확산된 동성애자 인권 운동이 결실을 맺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결혼이 합법화된다면 모든 국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회 입법을 통해 합법화한 나라와 달리) 보수주의자들의 공격에서 자유로워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보수층의 결집이 예상돼 실제 이 안건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동성결혼을 금지한 법안 개정 여부를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했을 때도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훨씬 높게 나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결됐다.

가톨릭 교단 등 반대 진영은 통과 저지를 위해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디언은 “미국의 보수단체까지 아일랜드 선거운동에 가세해 거액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실제 ‘전미결혼기구’는 미국 내 개신교도들에게 아일랜드 동성결혼 반대 홈페이지에 방문해 이들을 응원해줄 것을 호소하는 서한을 띄우는 등 통과 저지 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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