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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우려했던 인구대국 인도의 코로나19 폭증세 (2021.4.11)

국제뉴스/아시아

by 정소군 2022. 4. 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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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13억명에 달하는 인구대국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서운 속도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5287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10만명에 육박했던 인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월 중순 1만명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며 5일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인도의 보건전문가들은 전염력이 더 강한 영국발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를 추적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신규 확진자가 워낙 빠르게 폭증하고 있다보니 추적 검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뭄바이 등 일부 지역의 병상은 포화 상태이고, 일부 병원에서는 의료용 산소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의 ‘백신 공장’이지만, 정작 인도의 백신 접종률은 아직도 6%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인도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가장 우려하던 국가 중 하나였다. 인구가 워낙 많은데다,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이 많아 코로나19가 한번 확산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란 우려였다. 다행히 인도가 그 어느나라보다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1차 대유행을 막는 데는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도 인구의 3분의 2가 35세 이하의 청년층이다보니 통계에 착시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년층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조차 알아채기 어려울만큼 경증으로 앓고 가는 경우가 많아 ‘조용한 전파’가 계속 이뤄지고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신규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서자마자 곧바로 느슨해진 정부의 통제가 2차 대유행의 씨앗을 뿌렸다고 알자지라 등 외신들은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9일까지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야당 지도자인 라훌 간디가 이끄는 대규모 유세 현장에 구름처럼 몰린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2년만에 한번씩 갠지즈 강에서 열리는 힌두교 축제를 금지해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크리켓 시합이 열리는 대형 스타디움에는 수십만명의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근무했던 수바하시 살룬케 박사는 “정치적 지도자들이 최근의 확산세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현재의 확산세는 앞으로 몇주 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추적 연구하고 있는 브라마 무커르지 미시간대 전염병학 교수는 ”인도는 너무 일찍 축배를 들었다”면서 “인도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무서운 점은 그것이 소리없이 발자국을 남기며 확산된다는 것”이라며 “확진자가 폭증하고 나서야 그 피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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