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중부에서 여객선 전복 사고로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여객선에는 코로나19 봉쇄를 피해 도시를 떠나려던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쯤 다카 남쪽 도시 나라양간지를 떠나 중부 무니시간지로 향하던 여객선이 시탈라크키아 강에서 화물선과 충돌한 후 뒤집어져 가라앉았다. 데일리스타, AP통신 등은 당시 이 배에 50명 가량이 탑승해 있었다고 보도했지만, 다카트리뷴은 이보다 훨씬 많은 100~150명이 승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당국은 현장에 잠수부와 크레인선 등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시신 5구가 수습됐으며, 이날 침몰한 선박을 인양해 강가로 끌어낸 후 2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사고 직후 50~60명은 직접 헤엄쳐 빠져나왔다고 다카트리뷴은 보도했다. 당국 관계자는 “수색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침몰한 선박에는 코로나19 관련 봉쇄를 피해 도시를 떠나려던 이들이 특히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짐에 따라 지난 주말 5일부터 1주일 동안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거지가 마땅치 않은 일용직 노동자 등이 고향으로 이동하기 위해 여객선을 타러 몰려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 주변에는 실종된 가족을 찾으러 온 사람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배에 탔던 사드한 사하의 아내는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아들 2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사하는 “아내는 아들의 눈병 치료를 위해 다카의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며 “이제 나에게 남은 가족은 아무도 없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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