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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IS 격퇴작전', 주변국들 얼마나 협력할까

국제뉴스

by 정소군 2014. 9. 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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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의 성공은 주요국들의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복잡하게 꼬여 있는 이들의 이해관계를 ‘IS 격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결집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IS를 궤멸해야 한다”는 오바마의 호소에 공감하면서도 속으로는 각자의 입장에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걸프국들


IS와 같은 수니파인 걸프국들도 IS를 커다란 위협세력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때 IS를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대항마로 키우기 위해 은밀히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너무 커버린 IS는 사우디에도 이제 골칫덩이가 됐다. 사우디 왕정은 자국 내 지하디스트들이 IS와 손잡고 절대왕권을 위협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시리아·이라크와 맞닿아 있는 사우디와 요르단은 국경지대 병력을 2배로 강화하는 등 방어에 나섰다. 

 

전쟁비용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는 미국으로서는 1991년 걸프전 당시 전쟁자금의 52%를 충당해줬던 사우디·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오일머니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이 미국의 IS 격퇴작전에 적극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수니파인 IS를 공격하다가 자칫 자국 내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부담과 함께 시리아 공습이 결과적으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알아사드 정권에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터키


터키는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을 넘어 자국 영토로 침투할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IS에 인질로 붙잡혀 있는 터키인 49명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직접 표면에 나서는 것은 꺼린다. 미국은 시리아 공습을 위해 터키 인치를리크 공군기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터키 정부는 최근까지도 “인도적·물자수송 목적에 한해서만 기지를 개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러시아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알아사드 정권에 외교·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시리아의 우방국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최근 IS가 “푸틴을 몰아내고 체첸 무슬림들을 ‘해방’시키겠다”면서 캅카스 지역의 독립을 자극한 데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반군에 군사훈련을 시키겠다는 오바마의 계획에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부는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없이 이루어진 미국의 행보는 도발행위이자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시아파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종파살인을 자행하는 IS는 이란에 가장 큰 적이다. BBC는 IS가 이미 이란 국경 안쪽 40㎞까지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이란은 시리아 내전 동안 미국 등 서구국가 및 걸프국가들과 대척점에 서 있었다. 그러나 IS라는 공적을 몰아내기 위해 이란은 미국은 물론 사우디 등 걸프국과 손을 잡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개입으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실각하는 데도 눈감았고, 최근 외무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해 IS 격퇴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유럽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0개 국가는 지난 5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IS에 공동 대응할 ‘군사연합 전선’에 참가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등은 쿠르드군인 페쉬메르가에 무기를 지원하거나 인도적 구호품 지원 등으로 역할을 최소화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가장 적극적인 것은 IS가 다음번 참수를 예고한 영국이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최근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으로 위기에 몰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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