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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산사태·홍수 우려… 네팔 ‘또 다른 공포’

국제뉴스/아시아

by 정소군 2015. 4. 3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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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산악지대 마을 구조 안간힘

ㆍ“더 큰 지진 온다” 루머 확산

지진은 멈췄지만 또 다른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산사태와 홍수다. 과학자들은 대지진 때문에 지반이 흔들린 에베레스트산이 추가로 수천건의 산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산악지대 마을 구조가 늦어질 경우 이미 5000명을 넘어선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영국 카디프대학 지질해양 연구원인 로버트 파커 박사는 “지진의 강도와 산악 지형 등을 감안했을 때 낙석을 동반한 큰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BBC방송에 28일 말했다. 네팔 당국은 이미 진원지였던 고르카 지역에서 산사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구조의 손길이 닿지 못한 카트만두 외곽의 시골마을 대부분은 에베레스트산의 급경사지에 위치해 있다.

쓰러진 나무와 낙석들이 강의 흐름을 막아 형성된 임시 호수들이 갑자기 범람하면서 하류 지역 마을을 휩쓸어버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과학자들은 지진이 네팔의 지형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려 애를 쓰고 있지만, 네팔을 뒤덮은 비구름 때문에 위성사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팀은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카트만두 외곽 라나초우 마을에 착륙하는 데 겨우 성공한 두 대의 헬기는 8명의 여성들을 실어 날랐다. 이 중 3분의 1은 만삭의 여성이었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되면서도 “아직 구조되지 못한 부상자들이 마을에 많이 남아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청년들은 모두 타지로 돈을 벌러 떠났고, 시골에 사는 사람 대부분은 노약자나 여성들이다. 구조가 늦어지면 그만큼 생존의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한편 카트만두의 이재민 텐트에서는 “곧 더 큰 지진이 곧 닥쳐온다”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겁에 질린 주민 20만여명이 이미 카트만두를 떠났고 수천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버스터미널에 몰리는 바람에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네팔에 대규모 구조단 보낸 이스라엘… 내부선 “가자지구나 도와라”


ㆍ정부 이중적 행태에 비난

“매일 만나는 이웃들에게는 악의를 품으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미지의 사람들에게만 선의를 보낸다.” 영국의 학자이자 소설가인 C S 루이스가 자신의 책에 썼던 말이다. 이스라엘이 네팔 대지진 구호를 돕기 위해 군인들을 파견하자, 국제 인권단체는 물론 이스라엘 내부에서조차 이스라엘 정부의 이중적 행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네팔 어린이 구호도 좋지만, 그 전에 바로 옆 가자지구의 어린이들부터 도우라”는 지적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27일 네팔에 260여명의 군인들을 보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각료들은 “이란이 언제 한번이라도 국제 구호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었던가”라고 중동 국가들을 깎아내리면서 “이스라엘은 인류애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국가”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30일 “그들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카트만두까지 날아갈 필요가 없었다”면서 “텔아비브에서 차로 불과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가자지구 봉쇄만 풀어줘도 수많은 어린이들을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이 네팔에 보낸 그 군인들은 지난 여름 가자지구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총을 쏘고 가옥을 파괴한 바로 그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도 “이스라엘은 네팔 구호도 좋지만 가자지구 봉쇄부터 풀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네팔 지진이 발생한 직후 네팔에서 태어난 이스라엘의 대리모 아기 26명을 즉시 본국에 송환하기도 했다. 당시 영국 타임과 하레츠 등은 “이스라엘이 네팔인 대리모는 버려둔 채 아기들만 골라 태워 구조한 것은 이기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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