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하크가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시키는 것은 전혀 죄가 되지 않는다”면서 “예방접종에 대한 의심과 거부는 현실적이지 않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예방접종을 시켜야 한다”고 발표했다고 11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북부 라왈핀디 지역의 한 어린이가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탈레반은 지난해 6월부터 소아마비 예방 캠페인이 미국의 스파이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전면 금지해왔다.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암살하기 위해, 그가 숨어있던 아보타바드 인근의 한 마을에 가짜 예방접종 캠페인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자, 탈레반은 유엔과 서방 국가들의 자금 지원으로 운영되는 소아마비 예방접종 캠페인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탈레반 부족 차원에서 예방접종을 전면 금지시키는 한편, 접종 요원들에 대한 테러도 감행했다. 지난해 12월 9명의 접종 요원이 살해된 것을 시작으로 모두 20여 건의 접종 요원 공격 사건이 일어났다. 탈레반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나이지리아에서도 10명이 넘는 접종요원이 살해됐다.
이후 파키스탄의 소아마비 발병률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2년 6월 탈레반 금지조치 이후, 25명이 소아마비로 사망했다. 2012년 58건이었던 소아마비 발병 건수 역시 올해 현재까지 72건으로 증가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어린이들이다. 소아마비는 예방 접종만 하면 피할 수 있는 질병이다. 한국에서는 1983년 이후 발생한 적이 없다.
BBC는 “하크의 발표 이후, 아직까지 탈레반들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하크는 탈레반 그룹에게 강력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향후 탈레반의 예방접종 반대운동이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