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잉락 친나왓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방콕 전체를 마비시키는 ‘셧다운(shut-down)’ 시위에 돌입, 도심의 주요 교차로를 점했다.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잉락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대와 충돌해 다시 유혈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콕포스트는 13일 2만여명에 달하는 반탁신파 시위대가 거리로 몰려나와 방콕의 주요 7개 교차로를 비롯해 도로 곳곳을 점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차량 운행을 통제하기 위해 도로 위에 모래주머니를 쌓아놓거나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정부 부처를 둘러싸 주요 행정부처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잉락 총리와 각료들의 자택 전기와 수도를 차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를 이끄는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이번 싸움에서 무승부란 없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잉락 총리가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길면 수 주일 동안 도심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국 정부는 주요 정부기관의 경비를 위해 경찰 1만명과 군인 8000명을 방콕 시내에 배치했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잉락을 지지하는 ‘친탁신파’ 시위대까지 거리로 몰려나올 경우다. ‘친탁신파’와 ‘반탁신파’ 시위대가 충돌할 경우 9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2010년 사태가 반복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다행히 ‘친탁신파’는 아직까지 지방도시에서만 소규모 집회를 열고 있을 뿐 방콕으로 상경집회를 벌일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차럼 유밤룽 노동장관은 “정부는 절대 반정부 시위대에 발포할 계획이 없다. 2010년 사태는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극단적인 반정부주의자들이 군부 개입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유혈사태를 도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셧다운 시위의 여파로 이날부터 방콕 내 140개 학교가 휴교했으며 시위 현장 인근에 있는 대학 수업도 연기됐다. 또 태국 관광객 숫자가 급감하면서 방콕행 항공편 112편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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