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조기 대선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된 이 나라에 정치적 안정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 지난 2월 ‘마이단 혁명’으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축출한 우크라이나에서 25일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졌다.
올리가르히 출신인 ‘초콜릿왕’ 페트로 포로셴코 당선 가능성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후보는 모두 18명이지만, 당선 가능성은 사실상 올리가르히 출신인 ‘초콜릿왕’ 페트로 포로셴코(48)에게 쏠려 있다. 포로셴코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45%가량의 지지율을 획득해 8.4%를 기록한 ‘오렌지 혁명’의 주역 율리아 티모센코 전 총리(53)에 크게 앞서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사실상 남은 관건은 포로셴코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을 얻느냐 마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 3370만명의 15%가량을 차지하는 동부의 도네츠크·루간스크주에서는 친러시아 무장세력의 위협으로 투표소가 문조차 열지 못했다고 키예프포스트가 보도해 선거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동부 지역의 친러 무장세력은 이번 선거를 “테러”로 규정하면서 선관위 직원들을 위협해 건물에서 쫓아내고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에게 총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하일 오헨돕스키 우크라이나 중앙선관위원장은 전날 “테러리스트들(분리주의자들)의 활동으로 선거구로 투표용지를 운송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친러세력 위협에 동부선 투표소 문 못 열기도
실제 AFP통신은 이날 도네츠크에서는 문을 연 투표소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자신을 엘리사베타라고 밝힌 도네츠크의 한 분리주의자는 “이곳은 우크라이나와 다른 나라”라며 “선거가 열리든 말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와 상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루간스크에 사는 올렉산드르 체레드니첸코는 “투표를 하고 싶지만 무장세력의 총을 맞을까봐 무서워서 못 가겠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는 조기 대선을 통해 정치적 안정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새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에도 한동안 정국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자들은 두 지역에서 투표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은 것을 빌미로 선거 합법성 논란을 일으키며 새로 들어설 중앙정부에 저항할 것으로 보인다. 키예프 광장의 ‘마이단 시위대’ 역시 “포로셴코는 우리가 저항해 싸웠던 구체제의 또다른 인물에 불과하다”며 “바뀐 것이 없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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