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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카르텔 무너졌다.. 저유가 시대 개막?

국제뉴스

by 정소군 2014. 11. 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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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7일(현지시간) 감산하지 않고 각 회원국의 현행 시장공급할당량(쿼터)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국제유가 약세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미국과 중국, 석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은 저유가 흐름에 따른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OPEC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했다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유가는 바닥을 모른 채 추락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런던 선물시장에서 지난 6월보다 34% 하락한 72.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유는 이날 배럴당 70달러선이 무너지면서 한때 201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67.75달러까지 주저앉았다. 로이터통신은 석유 공급 과잉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낮은 유가가 침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세계 경제를 일으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중장비업체 카터필러의 최고경영자인 더글러스 오버헬맨은 “유가가 배럴당 75~95달러 선만 유지해 준다면, 미 연방준비제도도 하지 못했던 거대 경기부양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국제 유가가 10% 하락하면 기업의 투자는 0.02% 늘고 수출도 1.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소비가 0.68% 증가해 국내총생산(GDP)이 0.27%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유량을 조절해 유가를 끌어올려왔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카르텔이 무너지면서 본격적인 저유가 시대가 문을 열었다.

 

저유가 시대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산유국의 경우, 충분한 외화를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가 떨어져도 버틸 수 있지만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 등은 당장 원유 수출에 따른 수입이 급감해 국가재정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중국이나 미국과 석유 수입의존도가 아시아 국가의 소비자들은 저유가 기조에 따른 이득을 챙기게 된다.


저유가 ‘희비’… 산유국 러시아·이란 울고


유가 전문가인 톰 클로자는 갤런(약 3.8ℓ)당 휘발유값이 2.89달러까지 하락할 경우 11월과 12월 두 달간 미국 소비자들이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이 모두 84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가구당 연간 최소 400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미국 언론들은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와 저유가 효과가 맞물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네소타의 대형 복합몰 직원인 댄 재스퍼는 “우리 고객들은 대부분 다른 주에서 차를 몰고 오는 관광객들”이라며 “유가가 하락하면 더 많은 손님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절약한 휘발유 비용 만큼 더 많은 쇼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셰일가스 생산지인 텍사스에도 유가 하락은 희소식이다. 댈러스연방은행의 마인 유셀은 “유가가 계속 하락하면 셰일가스 생산 분야에서 1만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주민들의 소비가 늘어나 이 같은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국 유럽·한국은 웃고

 

석유 수입국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저유가가 기업 비용 절감과 소비 진작을 도와 침체에 빠진 유럽과 중국 경제에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트리플딥(3중 침체) 위기에 놓인 유럽 경제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우존스 뉴스는 “저유가로 인한 혜택은 아시아에 가장 큰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특히 세계 2위의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은 유가를 절감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여력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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