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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500년 전 쫓아낸 유대인 후손에게 시민권 부여

국제뉴스/유럽과 러시아

by 정소군 2014. 2. 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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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500여년 전 종교박해를 피해 스페인을 떠난 ‘세파르디(Sephardic) 유대인’ 후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시민권을 얻으려면 스페인에 2년 동안 거주하고 이전 국적을 반드시 포기해야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선조가 세파르디 유대인이란 사실만 증명하면 현재 국적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아무런 조건 없이 시민권을 얻을 수 있게된다. 관련 법안은 현재 스페인 의회의 표결만을 남겨놓고 있다. 알베르토 루이스 가야르돈 스페인 법무장관은 “1492년 추방은 스페인 역사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면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


역사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15세기까지 적어도 20만명의 유대인이 살았다. 하지만 가톨릭 신자였던 이사벨 1세 여왕이 1492년 개종을 거부하는 유대인과 이슬람인 상당수를 추방하면서, 현재 약 350만명으로 추정되는 세파르디 유대인의 후손들이 이스라엘을 비롯해 터키, 미국, 라틴아메리카 국가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 스페인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 이스라엘인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의 세파르디 유대인 단체 회장인 아브라함 하임은 “당시의 비극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늘 스페인을 우리의 고향으로 여겨왔다”고 말했다. 세파르디 유대인들이 스페인 시민권에 큰 관심을 보이는 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스페인의 시민권을 따면 다른 EU 국가에서 취업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스페인 정부 역시 과거사에 대한 속죄의 의미 뿐 아니라, 부유한 유대인에게 시민권을 줌으로써 이들의 투자를 끌어들이고자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실제 스페인 정부는 15세기 당시 유대인과 함께 추방된 수많은 이슬람인들에게는 시민권을 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계 이슬람인 단체 측은 “당시 유대인과 같은 고통을 겪은 이슬람인들은 배제한 채 유대인에게만 시민권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그러나 10∼15세대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신이 세파르디 유대인이란 것을 증명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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