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란 핵 합의] 동병상련 처지 케리와 자리프 새 ‘전설’ 썼다

국제뉴스

by 정소군 2015. 4. 3. 23:30

본문

마침내 두 사람이 웃었다.

 

이란 핵 의혹이 제기된지 12년. 온갖 장애물을 넘어 마침내 핵 합의를 이끌어낸 최대 공신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다. 스위스 로잔에서 막바지 협상이 연장을 거듭하는 동안 두 사람은 밤을 꼬박 새우며 이견을 좁혀나갔다. 두 장관이 큰 줄기를 잡은 뒤 7개국이 모여 세부안을 논의하는 식으로 진행한 덕에 불필요한 논쟁을 줄일 수 있었다고 CNN 등은 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연방공과대학 교육센터에서 열린 핵합의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잔 _ EPA연합뉴스


케리와 자리프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입이 되어 협상 때마다 서로를 공격하고 설득했다. 2013년 케리가 기자회견에서 “이란 때문에 합의가 무산됐다”고 비난하자, 자리프는 “(케리는) 계속 모순되는 말을 하며 입장을 바꾼다”고 맞받았다. 지난달 협상이 난항을 겪자 자리프는 트위터에 “미국과 그 우방들은 이란을 계속 압박할 것인지, 합의할 것인지 선택하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케리는 “서방은 ‘좋은’ 협상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뭉쳐있다”며 온라인에서 장외싸움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각기 자국에서는 보수파에 시달림 당하는 동병상련의 처지였다. 자리프는 유엔 주재 대사를 지내면서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였던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오바마 정부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무시못할 강점이었으나, 보수세력으로부터 ‘친미파’라는 공격을 받는 빌미였다.

 

두 사람은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면서도 물밑에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둘이 사이좋게 산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때문에 자리프는 의회의 보수파들에게 불려갈뻔 하기도 했다. 마침내 합의가 이뤄지자 미국 언론들은 “2004년 대선에서 떨어졌던 케리가 새로운 전설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자리프에 대해서도 “이란의 똑똑한 협상가가 결국 승자가 됐다”고 평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