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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말라붙는 미국 서부…항구적 물 부족 “대가뭄 단계 진입” (2021.6.2)

국제뉴스/남북 아메리카

by 정소군 2022. 4. 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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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비상사태 선포
네바다·애리조나도 ‘위험’
“순환주기·기후변화 영향”


미국 서부 지역에서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네바다와 애리조나 지역에 처음으로 물 부족 비상사태가 선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 서부 지역이 이미 항구적으로 물이 부족한 상황, 즉 ‘대가뭄’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악화됐다. 주정부는 최근 58개 카운티 중 41곳에 물 부족 문제와 관련한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은 3700만명에 달한다.

인공저수지인 멘도시노호는 이미 말라붙어 바닥이 갈라지고 있고, 섀스타호와 오로빌호수는 현재 저장 수량이 각각 전체 가능량의 44%, 39%로 떨어졌다고 가디언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내에 있는 전체 154개 주요 저수지의 물 저장량은 예년 평균 수준보다 30%가량 줄어들었다.

오리건주의 클래머스호도 수위가 임계점 이하로 떨어지면서 연어 등이 대량으로 폐사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급기야 희귀 어종 보호 등을 위해 경작지로 흐르는 관개수로를 차단했다.

특히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는 물 필요량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파월호와 미드호의 저수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미드호는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저수량이 327.66m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두 저수지에 물을 공급하는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오랜 가뭄으로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 국토개발국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2022년 말까지 콜로라도강의 수량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CNN은 국토개발국이 애리조나와 네바다 지역에 처음으로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지난달 27일 전했다. 물 부족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애리조나와 네바다주는 수원 보호를 위해 강제 절수 등 조치를 시행한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전문가들은 미 서부 지역의 가뭄은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으며, 이미 항구적으로 물이 부족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CBS방송은 지난 4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미 서부는 자연 순환주기에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이 더해져 1200년 만의 ‘대가뭄’이 2000년부터 시작됐다”면서 “이제부터는 대가뭄의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건주립대 경제학 교수인 윌리엄 재거는 뉴욕타임스에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그로 인한 불확실성과 물 부족 사태 때문에 상황은 앞으로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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