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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SA, 2012~2014년 메르켈 등 유럽 정치인 채팅앱까지 뒤져" (2021.5.31)

국제뉴스/남북 아메리카

by 정소군 2022. 4. 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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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012~2014년 덴마크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치인들을 감청했다고 AFP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공영라디오 DR 20122014년 미 국가안보국(NSA)이 덴마크의 인터넷 케이블망을 이용해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의 지도자급 정치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를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NSA는 덴마크 군사정보국(FE)과 맺은 안보협력을 이용해 문자(SMS), 전화 통화는 물론, 인터넷을 통한 검색, 채팅, 메시지앱에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고 DR은 전했다. FE 내부 기밀 보고서에는 이런 도·감청이 ‘둔함메르 작전’이란 이름으로 공유됐고, 이 보고서는 2015년 5월 최상층부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가까운 우방국인 덴마크는 스웨덴, 독일, 노르웨이, 독일, 네덜란드, 영국으로 연결돼 있는 해저 케이블망의 주요 기지국을 관할하는 나라다.

지난해 8월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진 트리네 브람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이날 언론에 “우방국에 대한 조직적인 도청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DR은 지난해 여름 덴마크 군사정보국의 수장과 고위 관료 3명이 경질당한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독일은 아직까지 NSA의 도·감청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전직 NS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2013년 6월 NSA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 등의 내용을 담은 기밀문서를 폭로하면서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2013년 독일 언론 슈피겔은 스노든의 자료를 바탕으로 메르켈 총리가 야권 정치인 시절인 2002년부터 10년 이상 NSA의 감청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2012~2014년 유럽 정치인을 감청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NSA는 스노든의 폭로 이후에도 얼마간 도·감청을 계속한 셈이 된다.

스노든의 폭로로 메르켈 총리 도청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미 NSA는 “메르켈 총리를 도청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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