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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미국 서부...섭씨 50도 넘어 연일 사상 최고기온 (2021.6.20)

국제뉴스/남북 아메리카

by 정소군 2022. 4. 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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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뭄과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서부 지역의 주요 도시들이 연일 최고 기온 기록을 속속 갈아치우고 있다.

AP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휴양지 팜스프링스의 지난 17일 최고기온이 섭씨 50.6도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사막 데스밸리에선 54도까지 치솟았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47.7도를 기록하며 2015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폭염이 워낙 심하다보니 한낮에 뜨겁게 달궈진 인도나 아스팔트에 맨 살을 댔다가는 3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의사들이 경고할 정도다.

콜로라도주 덴버 지역은 32년 만에 6월 기온이 사흘 연속 37도를 웃돌았다. 기상학자인 밥 핸더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덴버의 기후가 15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기상 전문가들은 서부의 6월 폭염을 초래한 주범으로 대형 열돔(Heat Dome) 현상과 20년 전부터 시작된 ‘대가뭄’을 꼽고 있다. 열돔은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반구형 지붕처럼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두는 현상이다. 열돔이 형성되면 햇빛 차단막 역할을 하는 구름까지 사라져 지면을 더욱 뜨겁게 달구게 된다.

미 기상청 샌디에이고 사무소의 알렉스 타디 박사는 “6월의 열돔이 이 정도 크기와 강도를 지닌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기상관측기구를 띄워 측정한 대기권 하부 온도는 31.7도로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2000년부터 시작된 서부 지역의 대가뭄이 열돔과 더욱 큰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수분을 머금은 대지는 더위에 증발하면서 냉각 효과를 일으키지만, 지표면이 건조하면 스스로 식을 수 없어 대기를 더욱 가열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 서부 지역이 이미 항구적으로 물이 부족한 상황, 즉 ‘대가뭄’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는 물 필요량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파월호와 미드호의 저수량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캘리포니아주의 인공저수지인 멘도시노호는 이미 말라붙어 바닥이 갈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서부 지역의 주들은 잇따라 강제절수 절차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전문가들은 미 서부는 자연 순환주기에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이 더해져 1200년 만의 ‘대가뭄’이 시작됐고, 이제부터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UCLA 환경연구소의 기후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이 극단적인 폭염에는 선명한 인간의 지문이 찍혀있다”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말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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