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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항공기 보조금 분쟁' 17년 만에 휴전 합의 (2021.6.15)

국제뉴스/남북 아메리카

by 정소군 2022. 4. 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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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미국이 17년 동안 이어져 온 항공기 보조금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상호 간에 부여한 보복 관세를 5년간 유예하고, 항공기 산업에 “수용 가능한” 지원만 하기로 합의했다.

CNN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유럽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상 최장 무역 분쟁 중 하나인 EU와 미국의 항공기 보조금 분쟁은 17년 전인 200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세계 항공기 시장을 독점해 온 미국의 보잉사는 프랑스·스페인·독일·영국 등 EU 4개국이 공동 설립한 에어버스의 추격을 받고 있었다. 미국과 EU는 고용 및 경제 전반에 미치는 항공산업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서로 항공기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각축을 벌였다.

2004년 미국이 EU의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을 WTO에 제소하자, 2005 EU도 미국의 보잉사 보조금 지급을 맞제소했다. WTO 2010~2011년 양측 모두에 대해 불법 보조금 판정을 내렸지만, 미국과 EU WTO 판결을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으로 해석하며 분쟁을 이어왔다.

항공기 보조금을 둘러싼 양 측의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 취임 이후 더욱 악화됐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2019년 유럽산 와인·치즈와 공산품 등 75억달러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EU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로 맞섰다.

보복관세 부과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3월 4개월간 유예된 상태다. 이번 합의를 통해 유예 기간은 5년으로 늘어나게 됐다. EU는 5년이라는 시간은 분쟁을 해결하는 데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오늘 발표는 미국-EU 관계에서 오랫동안 걸림돌이 돼 왔던 것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맹 중 하나와 싸우는 대신 우리는 마침내 공동의 위협에 맞서 단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동맹국과의 협력, 대서양 관계 회복을 거듭 약속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함께 맞설 동맹인 EU와의 관계 회복을 우선 과제로 여겨왔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들은 중국을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영역에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며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한 견제를 강화한 바 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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