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만의 기록적인 11월 한파와 폭설이 미국을 강타해 국토의 절반가량이 때 이른 눈 속에 파묻혔다. 일부 지역에는 이틀 만에 1년치 적설량이 한꺼번에 내려 최소 7명이 숨졌다. 미 기상당국은 향후 며칠 동안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피해는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부터 눈이 오기 시작한 뉴욕주 버펄로시는 온통 새하얗게 뒤덮였다. 24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150㎝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시내 곳곳이 마비됐다. 일부 지역의 경우 불과 이틀 동안 1년치 적설량에 버금가는 228㎝의 눈이 쌓였다.
사람들은 키보다 높이 쌓인 눈더미 때문에 현관문을 열 수 없어 집 안에 갇혀버렸다. 눈폭풍으로 뉴욕을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폐쇄되는 바람에 도로 위에는 약 150대의 차량이 갇혀 있다. 뉴욕주 경찰은 눈 속에 고립된 주민들에게 담요를 나눠주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망자도 늘고 있다. 눈을 치우다 심장마비로 숨지고, 폭설에 갇힌 승용차를 밀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 등 뉴욕주에서만 최소 7명이 사망했다. 18일 현재 하와이, 미시간, 뉴햄프셔 등 다른 48개 주에서도 최저 기온이 영하 7도로, 1976년 이후 가장 낮은 11월 기온을 나타냈다. 지난 15일 이후 미 전역에서는 한파와 폭설로 모두 2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설의 원인이 따뜻한 호수 위로 찬 공기가 지나갈 때 눈구름이 생기는 ‘호수효과’라고 분석한다. 미 서부 해안과 중부 지역 사이에 형성된 기압골을 타고 하강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미 전역에 한파를 일으켰고, 이 찬 공기가 캐나다 남동부의 온타리오 호수, 나이애가라 폭포, 뉴욕주 인근 이리호 등 대호수 일대를 지나가면서 거대한 눈폭풍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미 기상전문가 브루스 테리는 “호수효과는 흔히 발생하지만, 이렇게 많은 눈을 만들어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북극 공기의 기류 방향이 한동안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1m 가까운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미 공영 PBS방송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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