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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25년 전 다이애나 왕세자비 인터뷰에 대해 공식 사과 (2021.5.20)

국제뉴스/유럽과 러시아

by 정소군 2022. 4. 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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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방송 BBC 25년 전 보도했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인터뷰에 대해 20일(현지시간) 공식 사과를 표명했다. 이는 당시 BBC 기자가 특종을 하기 위해 위조된 서류를 보여줘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인터뷰에 응하게 만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문제의 인터뷰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995 1020일 오후8시 BBC 방송에 나와 찰스 왕세자의 불륜을 처음으로 폭로한 인터뷰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당시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 생활은 (그의 내연녀인 카밀라 파커 볼스를 포함해) 항상 3명이 함께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승마 교관인 제임스 휴잇과 혼외 정사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폭식증과 우울증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인터뷰는 당시 5800만 영국 인구 중 약 2300만명이 생방송으로 시청했을 만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왕실과 사전 상의없이 인터뷰에 나갔던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이듬해 찰스 왕세자와 이혼을 했고, 1997년 8월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남동생인 얼 스펜서 백작이 “다이애나가 인터뷰에 응한 것은 마틴 바시르 BBC 기자가 위조된 가짜 은행 내역서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가짜 은행 내역서가 아니었다면 다이애나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방송 채널4는 바시르 기자가 “왕실과 MI5(영국 정보기관)이 당신의 사생활을 알기 위해 돈을 쓰고 있다”면서, 다이애나 왕세자비에게 궁정비서와 찰스 왕세자 비서의 계좌에 의문의 거액이 입금된 것처럼 위조한 입출금 계좌 서류를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채널4의 보도에도 BBC가 “입출금 내역을 조작한 것은 맞지만 인터뷰 성사여부와는 무관하다”며 소극적인 대응을 하자, 스펜서 백작까지 나서게 된 것이다.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BBC는 독립 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장을 맡은 전직 판사 존 데이슨은 6개월간의 조사 끝에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BBC 회장인 리처드 샤프는 “보고서의 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BBC는 용납되기 어려운 잘못을 저질렀다. 우리는 이 역사적 진실을 피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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