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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시 전 대통령 사형 선고…이집트 정국 요동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15. 5. 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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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탈옥 혐의… “정치 재판” 반발

ㆍ무슬림형제단 105명도 “사형”
ㆍ시나이 반도에선 판검사 피살

이집트 최초의 민주정부를 군부 쿠데타로 무너뜨린 압델 파타 엘시시 정권이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에게 16일 사형을 선고했다. 무르시에 대한 사형선고는 ‘아랍의 봄’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버리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다.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16일 카이로의 이집트 법원 피고석에 앉아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카이로 | AFP연합뉴스


이집트 법원이 무르시에게 사형을 내린 혐의는 ‘탈옥’이었다. 무르시는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 당시 혼란을 틈타 교도소를 빠져나왔다. 당시 무르시는 재판도 받지 않은 채 이틀 동안 불법 수감된 상태였다. 

그는 이후 이집트 최초의 자유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엘시시가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까지 그의 탈옥 사실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법원은 그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도움을 받아 교도소를 탈옥한 후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이날 전했다. 무르시는 재판에서 “지역 주민이 교도소 문을 열어줬다”면서 하마스 등의 개입을 부인했다. 이날 법원은 무르시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카이라트 엘샤테르 등 105명에게도 동시에 사형을 선고했다.

무슬림형제단 측은 성명을 내고 “이번 선고는 정치적 판결”이라며 “국제사회가 이번 선고를 제지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사형 판결 몇 시간 후 시나이 반도에서는 2명의 판사와 1명의 검사가 피살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만약 사형이 집행될 경우 무르시는 이집트는 물론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순교자’가 될 것”이라면서 갈등이 증폭될 것을 우려했다. 미 국무부도 “깊이 우려된다”며 유감을 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사형이 이집트 정부가 정적을 숙청하는 데 선호하는 도구가 됐다”고 비판했다.

법원의 사형선고는 다음달 2일 이집트의 종교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얻은 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무르시는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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