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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장례식 절차 및 조문외교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13. 12. 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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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평화 속에 잠들다


인종차별에 맞선 투사이자 국제사회의 ‘원로’로 평화와 화해를 위해 앞장섰던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5일 오후 8시 50분쯤(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95세.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TV 생방송을 통해 긴급 성명을 내고 “만델라는 평화 속에 잠들었다”며 “남아공은 위대한 아들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만델라는 지난 6월 지병인 폐감염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9월 퇴원했으나, 최근 증상이 재발해 자택에서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아왔다. 그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대회가 마지막이었다. 

 

만델라가 숨을 거둔 자택 앞에는 그의 사망 소식을 들은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왔다. 만델라가 한때 이끌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상징하는 셔츠를 입고 오거나 남아공 국기를 흔들면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만델라는 용서와 화합의 정신을 실현한 정치인으로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왔다. 1918년 남아공 동남부 음베조에서 마을 족장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 정책에 맞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가입한 후 무장조직을 이끌며 싸우다가 1964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투옥돼 무려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만델라는 투옥 중에도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자신의 메시지를 몰래 밖으로 전달해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국내의 저항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더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남아공 백인정권은 1990년 만델라를 석방하고 아프리카민족회의도 합법 조직으로 인정했다. 만델라는 인종 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마지막 백인 대통령인 F. W. 데 클레르크 대통령과 지난 1993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듬해인 1994년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를 통해 첫 흑인 대통령이 됐고, 이후 ‘진실화해위원회’를 출범시켜 청문회에서 잘못을 고백한 백인을 사면하는 등 흑인과 백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도모하는 용서와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2004년 정계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그는 에이즈 퇴치 캠페인에 나서는 등 활발한 외교사절 활동을 벌이는 한편, DR콩고와 브룬디의 평화협상에 적극 개입하는 등 다른 아프리카 나라의 평화를 위해 헌신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만델라는 이른바 ‘무지개 국가’를 건설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퇴임 이후에도 남아공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아왔다.

 

만델라의 타계 소식에 세계 각국 정상들은 “시대의 위대한 빛이 졌다”고 애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만델라는 정의로운 거인이었고 우리에게 감화를 주는 소박한 사람이었다”면서 “인류의 존엄과 평등, 자유를 위한 그의 투쟁은 전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는 어떤 인간도 할 수 없는 일을 이룩했다”면서 “세상은 만델라에 의해 보다 정의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만델라와 각별한 사이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인간 존엄과 자유의 대변자가 타계했다”고 애도했다.  

 

만델라의 장례식은 14일(현지시간) 국가장으로 치뤄질 예정이다. 그의 장례식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 이후 가장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장례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 당시에는 세계 각국의 대통령 및 국무총리 70여명과 5명의 왕, 6명의 여왕이 참석했다. 이번 만델라의 장례식 역시 생존해 있는 모든 미국 대통령은 물론, 영국 찰스 왕자와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 또 오프라 윈프리 등 만델라와 각별한 유명인사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만델라 장례식 절차 및 조문외교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진다. 인종차별에 맞선 투사이자 국제사회의 ‘원로’였던 그의 위상을 고려할 때, 만델라의 장례식에는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필적할 만큼 수많은 전 세계 지도자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델라의 시신은 5일(현지시간) 사망 직후 방부처리를 위해 남아공 국군병원으로 옮겨졌다. 2010년 월드컵 경기가 열린 요하네스버그 경기장에서 열릴 공식 추도행사가 끝나면 그의 시신은 1994년 그가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시 선서를 한 수도 프리토리아 집무실 인근의 돔 건물에 한동안 안치될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추모객들이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시신은 유리로 덮인 관 안에 놓여질 예정이다. 

 

한 흑인 여성이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헌화를 하며 애도하고 있다. 이 여성의 뒤에는 수많은 백인들이 둘러서서 함께 조의를 표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_ AP연합뉴스




만델라는 모든 추모 행사가 끝나는 오는 14일 쯤 만델라는 생전 소망 대로 고향인 케이프 동부 지방 쿠누에서 영면한다. 남아공 정부는 만델라의 건강이 위독해지자 1년 전부터 그의 장례 절차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데이는 만델라 애도 기간이 열흘가량 진행되겠지만 추모객이 예상보다 많으면 이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델라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지지만 정작 만델라 본인은 생전 간소한 장례식을 원하면서 간단한 비석만 세워달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델라의 장례식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물론 현재 살아있는 모든 미국 전임 대통령들이 건강이 허락되는 한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영국 찰스 왕세자,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을 비롯해 만델라와 친분이 두터웠던 오프라 윈프라, 그룹 U2의 보노 등 유명 인사들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현지는 이들이 머물 호텔과 경호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비지니스데이는 수도 프리토리아에 오성급 호텔이 한 곳밖에 없어 대체 숙소를 찾기 위해 애를 쓰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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