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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알레포 통폭탄 투하 120여명 사망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14. 2. 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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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에서 까만 점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까만 점이 떨어진 자리에는 곧 폭발음과 함께 커다란 검은 버섯구름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한 남성이 무너진 건물 안에서 정신을 잃은 어린 남자아이를 안고 황급히 뛰쳐나오고, 얼굴이 검게 더러워진 여성들은 어디로 피해야 할지 몰라 비명을 지른다. 아이들은 겁에 질려 셔츠자락 속에 얼굴을 파묻는다. 

 

시리아 반정부 세력이 공개한 알레포시 공습 장면이 담긴 동영상 속 모습은 참혹했다. 영국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1~2일 시리아 북부 알레포시의 반군 거점지역에 ‘통폭탄’을 투하해 이틀 동안 120여명이 숨졌다고 3일 밝혔다. 


통폭탄 폭격을 맞은 알레포의 아름다운 구시가지, 그 폐허


시리아 정부군이 공격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통폭탄’은 드럼통 안에 TNT 폭발물을 가득 담은 것으로, 원시적이지만 폭발력은 크다. 정부군은 반정부군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거지역에 무차별적으로 폭탄을 투하해 비인도적인 살상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이번 공습의 희생자 대부분은 여성과 노약자 등 일반 시민이었으며, 어린이 17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포에서는 지난 6주 동안 시리아 정부군의 ‘통폭탄’ 공습으로 700여명이 숨졌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리아 평화회담에서는 “시리아 정부군의 통폭탄을 공개적으로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때 시리아의 경제허브 역할을 담당했던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시는 2012년 중반 시리아 반정부군의 대대적인 공격 이후 정부군과 반군 거점지역으로 찢겨져 치열한 접전으로 페허가 돼 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파흐드 알프레이지 시리아 국방장관이 알레포 북부지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정부군은 반정부군 거점 지역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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