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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종족학살 긴장감 높아지는 남수단.. 안보리 추가파병 논의중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by 정소군 2013. 12. 2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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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 키르 대통령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의 권력다툼으로 시작된 남수단 유혈사태에서 정부군이 마차르 전 부통령의 출신 부족인 누에르족을 무차별 학살했다는 증언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양측의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인명피해가 커지자 평화유지군 추가파병안을 논의 중이다. 

 

1주일 전 수도 주바에 사는 20살 청년 시몬 K는 정부군으로부터 “인촐디(incholdi)”란 질문을 받았다. 누에르족인 시몬은 “이름을 대라”는 뜻을 가진 딩카족 언어를 몰라 대답하지 못했다. 곧바로 체포된 그는 구델레 지역의 경찰서로 끌려갔다. 그곳에는 먼저 끌려온 252명의 누에르족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군인들은 창문 틈으로 총구를 밀어넣어 난사하기 시작했다. 시몬은 “살아남기 위해 시신들을 방패삼아 몸을 피했다”면서 “탈출하는데 성공한 사람은 12명 뿐”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24일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군은 “사실이 아니다. 이번 내전은 종족간 싸움이 아니다”라며 즉시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경찰서를 방문한 AFP통신은 “경찰서 일대에 시신 냄새가 진동을 하고 파리가 들끓었다. 탄흔으로 보이는 구멍이 벽이 패여 있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주바 외곽의 자바로나 지역에 사는 옌 K 역시 누에르족이란 이유만으로 정부군 탱크가 집을 통째로 밀어버리는 바람에 온 가족이 떼죽음을 당했다. 자바로나 지역은 주바와 달리 누에르족과 딩카족이 뒤섞여 사는 동네다. 가디언은 누군가가 누에르족이 사는 집들만 정확히 찍어 딩카족 탱크 운전수에게 알려준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BBC는 “딩카족인 키르 대통령과 누에르족인 마차르 간의 개인적인 권력다툼이 전면적인 종족간 집단학살로 확전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24일 분석했다. 현재 반군은 남수단의 주요 유전지대인 유니티주와 종글레이주를 장악한데 이어 어퍼나일주까지 진격하는 등 급격히 세를 불리고 있다. 정부군은 종글레이주 보르 지역을 재탈환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작전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정부군이 누에르족을 무차별 대량학살했다는 증언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남수단 정부는 국제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24일 유엔 평화유지군 5500명과 유엔경찰 400명을 추가로 투입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현재 남수단의 유엔 평화유지군은 7000명으로 추가 투입되면 모두 1만2500명이 된다. 평화유지군은 보르 등 반군이 장악한 도시탈환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도 남수단 인근 병력을 증강하면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대사관 경비 등을 위해 45명의 군인을 추가로 파견하는 한편 스페인 주둔 해병대와 군용기를 아프리카 북동부로 이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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